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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3일 낮 12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비하성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 고개 숙인 김은경 혁신위원장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비하성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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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끝내 고개를 숙였다. 남은 수명 즉 '여명'에 따라 투표권을 달리 부여해야 한다는 자신의 자녀가 낸 의견에 "합리적"이라며 공감의 뜻을 밝혀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지 나흘 만이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일요일(7월 30일) 청년좌담회에서의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발언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 동안 저를 질책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말을 맺었다.

김 위원장을 둘러싼 노인 폄하 논란은 그가 최근 내놓은 '여명에 따른 투표권' 발언으로 불거졌지만, 혁신위 대변인이 지난 1일 논란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더욱 확산됐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과할 일이 없다고 했는데 입장이 변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과하지 않는다는 말은 안 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국을) 다니면서 계속 '마음 풀라', '제가 어리석었고 부족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대체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로 일각에서 김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선 "혁신 의지는 그대로 간다"면서 그만둘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대한노인회 회장 "참정권 차등 나라 어디 있느냐"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노인 분노 표현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고 있다.
▲ 김은경 사진 때리는 대한노인회장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노인 분노 표현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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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도 직접 찾았다. 김 위원장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지난 2일 오전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과 조직사무부총장인 이해식 의원이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노인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노인회 측은 연신 "김 위원장이 직접 와서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김호일 회장, 최창환 부회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마음 푸셨으면 좋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대한노인회 관계자들은 연신 김 위원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는 등 노골적인 분노를 드러냈다.

김 회장은 "내년 4월 총선이면 혁신위원장이 도움이 돼야지, 노인도 1000만 유권자인데, 폄하 발언을 하면 그게 당에 도움이 되냐"고 역질문했다. 이어 "노인은 1950년대 우리나라가 폐허일 때 서독에 광부, 간호사로 가고 중동에 수로 공사를 하러 가 일하고, 월남전에서 목숨을 바쳐가면서 전쟁했다"며 "그렇게 벌어온 달러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 한강의 기적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노인을 보고 투표권 시비를 하면 어떡하냐. 민주주의 나라에 참정권을 차등하는 나라가 어디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 1000만 노인 인구를 대표해 내가 (김 위원장) 볼이라도 때려야 노인들의 분이 풀릴 것 같다"면서도 "내가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 사진에서라도 뺨을 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마련한 김 위원장 얼굴이 있는 사진을 손바닥으로 두 번 강하게 내리쳤다.

최 부회장은 "(김 위원장은) 새로 참신한 사람을 뽑으러 온 것 아니냐. 망언과 막말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냐"고 말했다. 또 "엉뚱한 사람이 똥탕을 튀겼다. 민주당에 대한 점수가 이번에 완전히 떨어졌다"며 "(김 위원장이) 그만두지 않고는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자리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느냐"는 최 부회장의 말에 "그건 다른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태그:#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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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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