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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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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과거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언론 장악 관련 문건 중 실행에 옮겨진 문건 9건을 공개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었던 당시,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작성된 국정원 문건 내용이 실제 현실화된 것이다.

지금까지 이동관 후보자는 그런 내용을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오는 18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이동관 후보자가 관련 문건에 대해 어떻게 해명할지 주목된다.

실제 실행에 옮겨진 국정원 문건 9건 공개
 

고민정 의원은 16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의 요청으로 작성되고, 홍보수석에게 보고된 국정원 언론장악 문건은 상당수가 계획대로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이동관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을 연이어 맡았던 2008년에서 2010년 사이에 작성된 문건으로, 홍보수석실의 요청으로 국정원에서 작성해 홍보수석에게 보고한 문건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관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이던 시절 작성된 문건 중 실행이 확인된 건 '言論界(언론계) 쇄신 진행동향 및 고려사항'과 'MBC 조기 정상화를 위한 추진방안' 등 총 2건이다. 앞 문건은 "언론계 쇄신작업, 8월 중 마무리 원칙 총력대응 필요"라며 "MBC, 관계자 문책 등 조치 요구 및 제작진 사법처리" 내용을 담았다.

뒷 문건 역시 "8.27 보수성향 이사주도 '해임건의안' 발의 자진사퇴 압박" 및 "'해임안' 의결(9.2), 9월 말까지 후임사장 인선 매듭" 등 구체적인 시한까지 정해뒀다. "본부장 등 임원진, 10월 중순까지 '물갈이' 완료"를 목표로 내세우며 "보도·제작·경영본부장 반드시 문책"이라고도 적시했다.

이후 실제로 당시 대검찰청 형사부가 2008년 11월 'PD수첩 사건 향후 수사 방안' 문건을 작성하여 해당 사건의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고, 김우룡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MBC 사장 등 경영진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동관 후보자가 홍보수석일 당시 작성된 것으로 지목된 문건은 ▲放送社(방송사) 가을 프로개편 계기 편파방송 근절에 박차 ▲김제동 등 일부 연예인의 수면마취제 중독설 점검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 ▲'공정방송' 정착 위한 放送界(방송계) 자정노력 배가 ▲라디오 시사프로의 與論(여론) 왜곡 형태 적극 개선 등이었다.

해당 문건들에 나온대로 김제동 토크쇼 <오마이텐트>는 MBC 정규편성에서 제외됐고, <이외수의 언중유쾌>는 폐지됐다. '좌파 연예인들 간 프로포폴·마약류 유포 실태' 파악은 국정원의 김제동 윤도현 신해철 박찬욱 봉준호 등 82명 '연예인 블랙리스트' 작성으로 이어졌다. KBS 용태영 <취재파일4321> 부장, 이강현 EP 등 8명의 기자·PD는 전보 강등 등 사실상 '퇴출 조치'가 이뤄졌고, MBC는 2010년 6월 이근행 노조위원장 해고 및 노조집행부 18명에게 정직 1~3개월 등 징계 조치됐다.

특히 "방송사 경영진에 편파 진행 문제점 주지 및 자율적 시정촉구"와 "보수매체 통해 라디오시사프로 편파방송 행태 공론화"가 적시된 '라디오 시사프로의 與論(여론)왜곡 형태 적극 개선' 문건은, 실제 실행을 위해 국정원 직원이 "김제동·손석희 등 방송 출연시키지 말라는 지시 하달 받은 적 있고, 제가 MBC 사장 및 간부에게 전달한 적 있음"이라고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이는 2017년 11월에 작성된 검찰의 수사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윤석열 검사는 죽었다... 윤 대통령, 두 얼굴의 사나이 같아서 씁쓸"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고민정 의원은 "국정원의 언론 사찰 문건이 워낙 방대하고, 워낙 다양한 종류의 내용이 담겨 있다 보니 이제는 좀 무뎌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명확한 것은 이동관 후보자가 당시 홍보수석으로서, 또 대변인으로서 해당 사항을 지시했고, 또 실제로 실행된 것이 눈앞에 확인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이동관 후보자 1명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언론 전체가 오명을 쓰고 더럽혀지는 일은 더 이상 발생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오늘 말씀을 드렸다"라며 그의 자진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특히 "지금 공개되고 있는 국정원 문건을 그냥 일반 직원들이 마음대로 만약에 썼다면, 그 문건을 작성한 국정원 직원들은 허위 공문서 작성이 되겠다"라며 "기본적으로 청와대를 거쳐 가는 혹은 보고되는 문건들을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하거나 작성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직권 남용 관련 공소시효가 지난 점을 지적하며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들에 대해서는 혐의 여부에 대해서 따지지 않는다"라며 "이동관 후보자가 '그 당시에 나는 혐의가 없었기 때문에 수사가 진척이 안 된 것이다'라는 말을 인정받고 싶다면, 오히려 스스로 수사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국정원의 댓글 조작 사건을 비롯한 수사를 담당했었던 게 당시 서울중앙지검이었고 그 당시에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이었다"라며 "누구보다 그 문건의 진위 여부 혹은 그 당시에 진술했던 사람들, 법의 위중 정도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윤석열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에) 어떤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법을 집행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냈고,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임명으로도 이어졌고, 그것이 대통령으로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은 그 당시에 윤석열 검사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두 얼굴의 사나이를 보고 있는 것만 같다"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검사는 죽었고 지금 남아있는 건 오로지 언론을 장악하고 국정을 마음대로 쥐락펴락 하고 싶어 하는 윤석열 대통령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라는 지적이었다.  

태그:#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언론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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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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