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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관악구의원이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삭감을 홍보한 게 논란인데?"
"(더불어) 민주당인가?"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자당 소속 최인호 관악구의원이 어느 당 소속인지 되물으며 관련 이슈에 '모르쇠'로 대응했다.

21일 오후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최인호 구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임을 기자들이 지적하자 "제가 그 부분이 파악이 안 되어서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을 아꼈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전액 삭감 자랑한 구의원
 
최인호 관악구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관악구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안심귀갓길이 사라진다"라고 홍보했다.
 최인호 관악구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관악구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안심귀갓길이 사라진다"라고 홍보했다.
ⓒ 최인호 유튜브 채널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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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생인 최인호 구의원은 인헌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반페미니즘' '반전교조'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며 '학생수호연합'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특히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특정 사상을 강요했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당시 보수 정당에서도 이 사건을 크게 띄우며 거센 논란이 일었다. 2019년 12월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신성한 교정을 좌편향 이념과 정치로 더럽히는 반교육적 행태에 맞서서 용감하게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작 소위 정치 편향 교육 논란은 당시 학교의 교장과 교사 모두 경찰에 의해 '혐의 없음' 처리됐다.

하지만 이후 최인호 구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 치러진 '제1회 국민의힘 토론배틀: 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나국대)' 16강에 오르며 화제가 됐고, 수많은 SNS 설화에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아 제9대 서울특별시 관악구의원에 당선됐다.

당선 직후에도 최 구의원은 '반페미니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여성안심귀갓길' 폐지를 결국 관철했다. 이를 본인의 치적으로 삼아 널리 홍보하기까지 했다(관련기사: '여성안심길' 없앤 관악구의원, 등산로 성폭행 살인에 사퇴 요구 비등).

그런데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이 사회적 충격을 주면서 2023년도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7400만 원을 전액 삭감한 당사자인 최인호 구의원에게 사퇴 여론이 쏠리게 됐다. 하지만 학생 시절부터 그를 추켜세우며 기초 의원에 당선까지 시켰던 당의 현 수석대변인이, 그의 소속 정당을 기자들에게 되묻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3.8.19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3.8.19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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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골적인 여성 혐오" vs. 국민의힘 "검수완박 탓"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안전은 정치의 첫 번째 책무"라며 "강력한 처벌 대책과 함께 사회적 예방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같이 동반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겠다"라며 "마지막 정기국회를 통해서 우리 사회와 위험 사회, 불안 사회에서 사람 중심 생명사회로 발전하도록 법과 예산, 제도 개선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기회에 1인 여성 가구 등 여성의 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관악구 구의원이 주도해서 관악구가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한 사실이 공개됐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국 최초로 전면 폐지한 것을 자랑하고 노골적인 여성 혐오도 드러냈다"라며 "특정 집단에 대한 반감과 배제를 부추기면서 보편적 안전망을 없애는 혐오 정치는 뿌리뽑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구의원에 대해서 빠르게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도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추진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 축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서울 신림동 공원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 결국 숨졌다"라며 "신림역 흉기 난동과 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 등 대낮에 길거리, 백화점, 공원에서 잇달아 발생한 강력 범죄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2021년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데 이어 강행 처리된 '검수완박'으로 경찰은 수사부서 인력을 크게 늘릴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일선의 치안을 책임지는 지구대와 파출소는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 6월 기준 서울 지구대 파출소 242곳 중 절반 가량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라며 "시민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게 국가의 존재 이유다, 경찰은 종합적인 민생 치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도 요구했다.

그는 "수사 공백에 이어 치안 공백까지 부른 검경수사권 문제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관련 발언을 마무리했다.

태그:#최인호, #관악구의원, #국민의힘, #여성혐오, #여성안심귀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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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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