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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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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열린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선 전날에 이어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 영내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기자들의 날선 질문이 쏟아졌다. 

한 기자는 8월 29일이 경술국치일임을 상기시키며 '꼭 이런 날 일본과 합동훈련을 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평소에 정무적 판단을 잘하는 군과 국방부가 왜 유독 이런 분야에서는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전날(28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육사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과 관련해 "육사 캠퍼스 종합발전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 계획이 육사 이전을 공약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추진을 전면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육군 공보과장은 "현재 육사는 이전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육사 종합발전계획으로서 교과과정과 기념물에 대한 재정비 부분을 자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전을 해야 될 기관이라면 어차피 기념물들을 다 재정비해야 할 텐데, 이전 계획도 세우지 않고 기념물들을 옮긴다는 건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육군 공보과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방부 앞 홍범도 장군 흉상, 군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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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전하규 대변인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어떤 절차를 거쳐 논의할 것인지에 대해 전 대변인은 "이전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런 부분은 아직 결정된 건 없다"라고 답변했다.

'흉상 이전 검토를 하게 된다면 독립운동사를 연구한 외부 전문가들이나 보훈부와 논의가 이뤄지느냐'는 물음엔 "군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결론 내려질 수 있으면 굳이 외부 학계와 협의는 필요 없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군 내에도 역사나 전쟁사를 연구하는 교수와 학자, 연구기관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전날 오후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와 관련해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입장문'을 배포하면서도 교육계나 역사학계의 별도 조언을 받았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었다.

국방부가 낸 세 쪽 분량의 입장문은 "홍범도 장군은 1921년 6월 러시아 공산당 극동공화국 군대가 (시베리아) 자유시에 있던 독립군을 몰살시켰던 자유시 참변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다"거나 "홍 장군이 소련공산당 군정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독립군 통합을 지지했고, 소련공산당의 자유시 참변 재판에 재판위원으로 활동한 사실, 자유시 참변 발생 후 소련 적군 제5군단 소속 조선여단 제1대대장으로 임명되는 등 역사적 사실이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6월 28일 극동 러시아 자유시에서 소련 적군(Red Army)의 통수권을 거부한 한인 망명 독립군들이 강제로 진압된 사건이다. 하지만 사료에는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가담했다는 기록 자체가 없다는 것이 역사학계의 공식 입장이다.

전 대변인은 국방부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입장문을 작성하면서 '근현대사나 독립운동사 전공자가 작성과정에 참여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확인을 해봐야 되겠다"면서 "국방부 정책실 등 관련 부서에서 받은 입장을 정리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육사가 지난 2018년 6월 7일 봉오동 전투 98주년 기념 국민대회에서 홍범도 장군 영전에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 것과 관련해, 이를 회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전 대변인은 "제가 답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태그:#홍범도 장군, #육사, #국방부, #자유시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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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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