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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 55명은 14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반대한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열었다. 사진은 대표로 참석한 윤영덕, 김종민, 이탄희, 홍영표, 최강욱 의원(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 55명은 14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반대한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열었다. 사진은 대표로 참석한 윤영덕, 김종민, 이탄희, 홍영표, 최강욱 의원(왼쪽부터).
ⓒ 이탄희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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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 문제를 다루는 14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55명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수없이 말로 한 약속을 지킬 때"라고 촉구했다.

홍영표, 김종민, 김상희, 이탄희, 강민정, 민형배, 윤영덕, 최강욱 의원은 연명한 의원들을 대표해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저희 민주당은 이미 국민들께 수차례에 걸쳐 증오와 대립의 정치를 타파하고 정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선거법 개혁을 약속했다"며 "그동안 수없이 말로 한 약속을 지킬 때다. 선거제 협상에 임하는 당의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밝히고, 위성정당 창당 방지 선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원칙 지켜야... 국민 믿고 기득권 내려놓자"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위성정당 방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민의힘이 다음 총선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강행할 경우 그 탐욕은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이 굳건한 의지를 보여 정부와 여당에 경고장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민주당 지지자들이 원칙을 지키는 당에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길"이라며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도 다시 변화의 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정치에 대한 희망을 되찾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병립형으로 가려면 비례대표 의석 대폭 확대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병립형 회귀는 명백한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힘과의 합의를 명분으로 한 촛불 전 선거제로의 퇴행은 용납될 수 없다"며 "개혁이 아닌 개악을 위한 합의는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선거제 개혁을 위해 필요하다면 지역구 기득권 등 어떠한 기득권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지도부 고민도 잘 안다. 그러나 국민보다 위대한 정당은 없다"고 했다.

"원칙과 명분을 가졌을 때 민주당은 강했습니다. 국민을 믿고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국민들이 더 큰 승리로 민주당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애초 취지보다는 후퇴한 방식이지만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사태'까지 겪으며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힘썼던 당시 원내대표, 홍영표 의원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선거법은 의원 300명의 이해관계가 다 얽혀있고, 양당이 1석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판단의 조건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각 당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서 한걸음이라도 나아갈 수 있는 선거법을 만들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이 양당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래서 그냥 과거로 돌아가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어 "선거법은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20년, 30년 주장해 왔던 것"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불리, 한 석도 뺏길 수 없다는 이런 생각을 갖고는 우리가 주장해 왔고, 또 가장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던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안을 만들고 국민과 함께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4년 전 국회 정치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였던 김종민 의원 역시 "지난번에 좀 왜곡됐지만 패스트트랙을 했던 원안(지역구 225석+비례 75석)도 상당한 개혁안이고, 그보단 많이 후퇴했지만 그래도 준연동을 도입해서 소수당의 진출기회를 확대시켰던 선거법이 조금이라도 나아가는 법안"이라며 "위성정당 문제가 있다면 위성정당 금지법을 채택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뒤로 역행하진 말자"며 "기득권 포기 없이 회귀한다? 국민들한테 엄청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고 있는데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그 누구도 찾아오긴커녕 조롱으로 일관하는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보면서 증오정치가 정말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느낀다"고도 했다. 이어 "22대 국회는 연동형 비례제를 지키고 위성정당을 금지해서, 다양한 세력들이 국회로 들어오고 증오정치를 선동하고 정치양극화를 고착화시키는 세력이 고립됐으면 좋겠다"며 "무기력한 단독 180석이 아니라 연합 200석을 노리는 선거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제 와선 촛불 민심 배신하려는 민주당만 보여"
 
정의당·진보당·노동당·녹색당 등 야4당 대표와 의원단이 1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병립형 비례제 반대 및 선거법 개악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의당·진보당·노동당·녹색당 등 야4당 대표와 의원단이 1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병립형 비례제 반대 및 선거법 개악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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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정의당과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등 야4당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립형 비례제 회귀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거대 양당이 똘똘 뭉쳐 다시 한번 선거제 개혁의 열망을 좌초시키려 한다"며 "겉으로는 '내전적 정쟁 끝내겠다' 외치면서 뒤로는 이전보다 한참 후퇴한 권역별 병립 비례대표제를 들고와 오히려 양당의 극단 대결을 부추기려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관계야말로 '적대적 공생관계' 그 자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민주당은 위성정당 핑계 대지 말라"고 일갈했다. 그는 "정치개혁하겠다고 외치던 민주당의 결의는 어디로 갔나"라며 "대선 당시 당의 명운을 걸고 정치를 바꾸겠다며 '지금이야말로 정치개혁의 최적기이고 기회'라고 투사처럼 외치던 대선후보 이재명과 민주당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라고 말했다. 

"국민들 눈에는 국민의힘 몽니에 못 이기는 척하며 자기 잇속이나 채우려는 낡은 민주당으로 보입니다. 촛불 민심으로 집권하고 170석 거대 정당이 되어놓고 이제 와선 촛불 민심을 배신하려는 민주당만 보입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야합을 멈추고 대선 당시 촛불의 열망을 안고 정치개혁으로 나아가겠다던 초심을 되찾으시길 바란다"며 "그 개혁의 열망을 저버린 정치세력에겐 오직 민심의 무거운 심판만이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들과 손을 잡을지,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지 촛불시민들이 다시 지켜보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야4당은 촛불 이전으로 돌아가는 어떠한 후퇴 시도에 대해서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 민주당 의원 55명 명단이다.

국회의원 강민정, 강훈식, 고영인, 권인숙, 기동민, 김경만, 김두관, 김상희, 김성환, 김승남, 김용민, 김의겸, 김종민, 맹성규, 민병덕, 민형배, 박주민, 서동용, 신정훈, 안민석, 양이원영, 양정숙, 우원식, 유정주, 위성곤, 윤영덕, 윤영찬, 이동주, 이수진(비례), 이용빈, 이용선, 이용우, 이원욱, 이병훈, 이탄희, 이학영, 임종성, 전용기, 전해철, 정성호, 정춘숙, 정필모, 조오섭, 조응천, 최강욱, 최기상, 최인호, 최종윤, 최혜영, 한준호, 허영, 허종식, 홍기원, 홍영표, 황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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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병립형 회귀' 합의처리? "정치개악 담합" https://omn.kr/25m2l
[정치개혁 용어사전] 국회의원 어떻게 뽑을까요 https://omn.kr/22ewj

태그:#민주당, #정치개혁, #선거제도, #병립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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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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