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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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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박광온 원내대표가 물러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조정식 사무총장과 정무직 당직자 등 '친이재명계' 일부도 사의를 밝혔지만, '비이재명계'는 "책임져야 될 사람은 가만히 있고 책임이 약한 사람한테 떠넘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부결 요청이 결정적 변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명계도 '이걸 피해갈 수 있는 길은 이 대표가 가결해달라는 것'이라고 (본인에게)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그게 최종적으로 수용이 안 되면서 '그러면 어떻게 될까? 아무 얘기도 안 하겠지'라고 생각하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의, '부결시켜달라'는 메시지가 나오니까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란 얘기가 삼삼오오 오갔다"고 전했다.

비명 "공천 때문? 불이익 감수하고 한 것"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거의 잠을 못 잤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과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팬덤 문제'를 다시금 지적했다. 그는 "(강성 지지자들로) 의원들의 입을 막는 데에, 이 대표 입장에선 성과를 거뒀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나. 모든 의원들의 입을 막을 순 없다"며 "중국 문화혁명 때 홍위병이 영원히 갈 것 같았지만 10년 만에 끝나고, 지금 완전히 중국 현대사를 망친 주역들이었다고 평가받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사실상 박광온 원내대표만 물러나고 '친명 체제'는 변함없는 상황을 두고도 "책임져야 될 사람은 가만히 있고 오히려 책임이 약한 사람한테 모든 걸 떠넘긴 현상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기존 지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팬덤 등 현재 당의 문제는) 여태까지 제대로 처리 못한 이 대표뿐 아니고 그와 함께한 현재 최고위원들이 아주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박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려 했으면 총사퇴가 돼야 맞다"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 역시 같은 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가결의 책임을 "(이 대표 쪽에서) 정치적 수습을 못한 것"에서 찾았다. 그는 "전날(20일), 전전날(19일) 여러 가지 움직임들이 물밑에서 있었다. 박 원내대표 혹은 중진이 '가결 가능성이 높다'며 막아보자고 논의했다"며 "그런데 저도 전해들은 얘기인데, 가결을 고민하는 의원들한테 '공천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게 답변으로 전달됐다. 그러자 의원들이 '이게 공천달라고 얘기하는 거냐'(라고 반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만약에 (가결)이 기획이라면,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기획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의 초점은 방탄·팬덤정당이라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비난과 불신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 치는데... 이 대표 지지자들한테 계속 공격받지, 당대표가 아직 이재명인데 저렇게 대표를 비판하거나 지도부와 의견이 다르면 공천 불이익 받지, 이것을 감수하고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공천을 공정히 하면 이 사람들이 설득되겠나"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또 "결국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현재 지도부가 역할을 못했다"며 "박 원내대표 혼자 욕먹고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비대위로 가자' 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이 지도부가 초선이 많고 어떻게 보면 한 목소리다. 그렇게 하지 말고 여러 의견을 모아낼 수 있는 중진들이 협의체라도 만들어 책임있게 논의해서 총의를 모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배신, 출당 이런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민주당의 신뢰만 점점 깎인다"고 덧붙였다. 

"박광온, 떠밀려 사퇴... 이재명 구속되면 당무 어려워"

한편, 지난밤 긴급의원총회 도중 '탈당하겠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던 홍익표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상황이 매우 답답했다. 당이 굉장히 중대한 위기에 처했는데 책임 있는 사람들은 나서는 사람도 없고, 전부 다 책임 떠넘기기 하고"라고 밝혔다. 그는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한참동안 사의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저는 현장에서 그렇게(떠밀려서 사퇴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현 지도부가 책임에서 무관하다는 주장은 아니다. 홍 의원은 "어제까지 난 결론은 박 원내대표가 1차 책임지고 물러나고, 사무총장 등등이 물러난 것"이라며 "원내대표 선거가 빠르면 다음주 중에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나면 이재명 대표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당대표와 최고위가 어떻게 할지 영향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속된다고 해서 물러나야 된다'는 아니다"라면서도 "실제로 구속된 상태에선 당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지 않나"라고 봤다. 

태그:#이재명, #체포동의안, #민주당, #박광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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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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