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원내대표, 김기현 대표, 김병민 최고위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연일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기현 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창구가 되겠다고 선언한 동시에 전국에 걸린 '정쟁 유발' 현수막을 걷어내고 '민생 중심'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내걸기로 결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과 대통령실, 정부가 경제 현안과 민생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더욱 진지하게 경청하고 민심과 괴리되지 않도록 당이 민심 전달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아울러 어제 대통령께서 강조한 '국민이 무조건 옳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하며 당도 더욱 겸허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더해 "다양한 민심을 여과 없이 대통령과 정부에게 직접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2기 지도부'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은 김예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변하지 못하는 정치, 국민이 외면하시는 정치는 소멸될 수밖에 없다"며 "변화는 소외된 국민 한 분 한 분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진정어린 경청과 소통에서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큰사진보기
▲  김예지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당 쇄신의 일환으로 지도부는 전국에 걸린 '정쟁 현수막'을 철거하고 '민생 현수막'으로 바꿔 설치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지난 5월 영입된 송상헌 홍보본부장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 최고위에선 전국에 게첨돼 있는 일체의 정쟁형 현수막을 이 시간부로 철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민생, 정책, 경청 등이 주요 개념이 돼서 새로운 현수막 지침이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은 정쟁형 요소를 포함한 당 소속 TF(태스크포스)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각 TF를 총정리해서 그동안 정쟁을 야기헀던 불필요한 것들은 폐기하거나, 불가피하게 필요한 건 통폐합해서 정리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보궐선거 패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기조 또한 달라졌다. '이념'을 강조하던 윤 대통령은 최근 '민생'을 다시 강조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말했다. 지난 8월 29일 국민의힘 만찬회에 참석해 "국가가 정치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고 강조하던 것과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