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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민언련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 직권남용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민언련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 직권남용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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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전례 없는 <뉴스타파> 심의 추진을 비판하며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문화연대, 새언론포럼 등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심위는 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인터넷 신문사를 심의 대상으로 삼았고 실제 심의 절차를 개시하기까지 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방심위 내부의 강한 반발이 이를 방증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언론사 보도가 방심위 심의를 받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방심위는 지난 11일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심의하고 의견진술(심의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방심위 내부에서도 팀장급 직원 11명이 실명 의견서를 내부 게시판에 게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든 언론사, 정권 발 아래 묶겠다는 것"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류 위원장이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함께 죽을 맞춰가면서 윤석열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방심위가 한번도 심의 대상으로 삼은 적 없는 인터넷 언론에 대해 법적 근거도 없이 심의하고 제재하겠다는 것은 막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터넷으로 기사를 쓰지 않는 언론사는 없다"면서 "(방심위의 행위는) 결국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사를 윤석열 정권의 대리인인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발 아래 묶어놓겠다는 독재 정권의 망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오전 검찰이 또다시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를 압수수색했는데 전두환 정권 이래로 이렇게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이 남발된 적이 없다"면서 "언론노조는 윤석열 정부와 이후에 들어설 어떤 정부라도 방송 심의를 무자비한 언론 탄압의 도구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종지부를 찍는 싸움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6일 오전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오른쪽)과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왼쪽)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류희림 방심위원장 직권남용 고발장'을 제출했다.
 26일 오전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오른쪽)과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왼쪽)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류희림 방심위원장 직권남용 고발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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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희 민언련 사무처장은 "방심위의 정치 심의, 편파 심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방심위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외부인의 명의를 빌려) 46건의 청부 심의를 받아서 민원을 내고 그중 33건에 법정 제재를 가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민언련은 앞으로 방심위가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제대로 보장하는 심의를 하는지 시민방송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감시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정현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검찰과 방통위가 정권과 대통령 비판 언론 탄압의 선봉에 서자 방심위는 지난 11일 <뉴스타파> 심의를 강행하는 등 지원 사격을 나섰다"면서 "이는 명백한 위법이자 위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심위가 내세우고 있는 법적 근거인 정보통신망법과 방심위 정보통신심의규정은 인터넷 언론사 보도에 대한 심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방심위에 심의 권한이 없는 인터넷 언론보도에 대한 심의 절차 진행을 지시하고, 방심위 직원들과 <뉴스타파>에 법령상의 의무가 없는 직무 이행과 의견진술을 하도록 만든 류 위원장을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전했다.  

자전거 탄 행인 난입해 욕설 내뱉기도

한편 이날 기자회견 중 자전거를 탄 행인이 현장에 난입해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욕설과 함께 "문재인 정부 때는 왜 그런 비판을 하지 않았느냐"고 소리쳤다.

이에 신동윤 언론노조 뉴스타파지부장은 "문재인 정부 때에도 언론을 규제하려던 움직임에 대해 많은 비판을 했다"면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신)도 '언론을 옥죄면 안 된다', '규제하면 안 된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심위는) <뉴스타파> 보도 심의 이유를 두고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5년 전과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 정부·여당의 움직임이야말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행동이다"라며 "<뉴스타파>의 보도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인지 아닌지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이고,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뉴스타파>와 JTBC를 압수수색한 것에 이어 이날 오전에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전·현직 기자들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관련기사 : 검찰, 경향신문·뉴스버스 전·현직 기자 압수수색 https://omn.kr/265uu)
 
26일 오전 언론노조, 민언련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이에 반발한 시민이 자전거로 기자회견 현장을 막고 있다.
 26일 오전 언론노조, 민언련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이에 반발한 시민이 자전거로 기자회견 현장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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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류희림, #방심위, #뉴스타파, #언론노조,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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