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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사업(아래 '동료지원가 사업', 동료지원가는 중증 장애인 동료 상담가로, 다른 당사자들의 취업활동 등을 돕는 역할을 한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사업은 2019년부터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해 온, 장애계와 정부가 협력한 최초의 중증장애인 일자리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사업의 목적이 "비경제활동 및 실업상태의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취업의욕 고취 및 경제 활동 참여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 동료지원가들과 참여자들이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는 이 '촉진'보다 깊습니다. 우리가 '경제 활동'에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회에서 생기는 외로움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초라하다고 여기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동료지원가들에게서 참여자는 위로를 받고 이 모습을 보며 동료지원가는 내 경험의 '쓸모'를 생각하며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우리끼리'만 나눌 수 있는 말들이기에 동료지원가들과 참여자들은 이 사업을 모두 소중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취업연계 등의 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2024년도 동료지원가 사업의 예산안을 기존의 23억이 아닌 0원으로 제출했습니다. 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료지원가 사업에 16억 원이 반영됐고, 이 안은 현재 예산결산위원회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우리는 이 사업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 말하기 위해 지난 11월 23일, 이 사업의 운영주체인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가 있는 세종시로 향했습니다. 무려 64명이나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 지역의 동료지원가들은 자신이 활동하며 느낀 이야기와 2024년도 예산을 23억 원으로 유지하라는 내용으로 이 사업의 운영주체인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손편지를 쓰고 읽었습니다. 또 동료지원가들의 직장 동료들도 함께 두 장관에게 손편지를 썼습니다.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온 편지들을 기사로 연재합니다. 당사자들의 생생한 언어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편지의 내용은 맞춤법 교정 등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옮겼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이 일자리를 사랑하는지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은지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은 알기 바랍니다.

"장관님, 저의 일이 소중하잖아요"

첫 번째는 김민석 동료지원가의 편지입니다.

김민석 동료지원가는 2023년 4월부터 진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8개월째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며 "다 같이 함께해야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은 동료지원가 사업이 단순한 일자리나 '취업 의욕을 고취시킴'이라는 목적을 넘어서 중증장애인도 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도모할 수 있는 사람임을 정확하게 가리킵니다.
 
안녕하세요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님 기획재정부 추경호 장관님

저는 지역사회에서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석입니다. 2023년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동료지원가 예산 전액삭감으로 폐지된다는 소식을 듣고 앞이 막막해졌습니다. 장애인은 취업하려면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동료지원가가 다른 중증장애인을 취업 지원하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증장애인을 지역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해서 취업지원과 사람과 관계하도록 지원하는중에 갑작스럽게 폐지시키면 동료지원가는 해고 , 참여자는 다시 집생활해야할 상황이 생깁니다. 그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합니다. 장애인에게 혜택이 아닌 권리보장 될수 있도록 장애인을 노동권을 보장해주십시오. 그세상에서 사랍답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목소리내어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동료지원가가 노동권의 보장 외치겠습니다. 지역사회에서 행복한 삶에 살아가고 싶습니다.

장애인 노동권 보장해주십시오
 
김민석 동료지원가가 장관들에게 쓴 손편지입니다. 그는 편지의 내용을 읽으면서 "중증장애인이 도대체 어떤 현실에서 일하고 있는지 정부는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석 동료지원가가 장관들에게 쓴 손편지입니다. 그는 편지의 내용을 읽으면서 "중증장애인이 도대체 어떤 현실에서 일하고 있는지 정부는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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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동료지원가로 일하는 이다영의 편지입니다. 

이다영 동료지원가는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2022년 8월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전공이자 재능인 판소리를 살려 다른 중증장애인들과 함께 노래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는 이 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는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 두 명 모두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다영이 처음으로 쓴 편지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보내는 내용입니다.
 
To. 존경하는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장관님. 저는 동료지원가 이다영 활동가입니다. 장관님 동료지원가 대돌려주세요. 우리 2014년도(*2024년의 오기)에 이일해야 잖아요. 장관님. 장관님이 저이 일이 소중하잖아요. 장관님꼐서 저의 마음을 아라주세요. 장관님 저이 일자리 소중해요. 우리 일자리가 보장해주세요. 우리 국민이고 일할권리가 있어요. 장관님 우리 면담좀들어주세요. 기다리게습니다.

From. 동료지원가 이다영 올림. 2023년 11월 17일
 
이다영 동료지원가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장관님 저이 일자리 소중해요"라고 썼습니다.
 이다영 동료지원가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장관님 저이 일자리 소중해요"라고 썼습니다.
ⓒ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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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이 두 번째로 쓴 편지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내는 내용입니다.
 
To. 장과님께

장관님 우리 정말 소중한 일자리 돌려주실거라고 장관님을 믿고 장관님을 만나 뵙고 싶어요. 장관님 만나뵈야 제가 설명을 드리고 약속을 받고 싶어요. 장관님 한번만 만나뵈요. 16억이 아니라 23억인대요 장관님. 답장 기달릴께요.

From. 2023년 11월 17일 동료지원이다영올림...
 
이다영 동료지원가의 손편지입니다. 그는 공동행동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이야기 했습니다. "16억이 아니라 23억인대요 장관님"
 이다영 동료지원가의 손편지입니다. 그는 공동행동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이야기 했습니다. "16억이 아니라 23억인대요 장관님"
ⓒ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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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동료지원가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보내는 손편지에서 "16억이 아니라 23억인대요. 장관님"이라고 썼습니다.

지난 10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24년도 예산을 0원으로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공동행동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점거, 기자회견, 입장문 발표, 국회의원과의 만남 등을 진행하며 싸웠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 지난 11월 16일 환노위에서는 예산이 16억으로 우선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변화 등을 예상할 수 없어 예결위에서 이 예산이 16억으로 그대로 반영될지 아니면 사라질지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예산으로는 동료지원가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연구, 동료지원가들의 인건비, 사업 참여자 중에서 동료지원가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는 예산 마련 등이 어렵습니다. 우리가 16억이 아닌 23억을 외치는 이유입니다.

"제가 즐겁게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세 번째는 동료지원가로 일하는 전승혁의 편지입니다. 

동료지원가들이 외치는 구호가 있습니다. "동료지원가 사업은 아주 소중하고 재미있고 알찬 일이다". 이 일은 우리 중증장애인을 아무도 사회 구성원으로 여기지 않을 때 우리가 스스로의 쓸모를 고민하며 만든 노동입니다. 소중할 수밖에 없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며 함께하니 재미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충북장애인부모연대 청주시지회에서 동료지원가로 일하는 전승혁의 말도 똑같습니다.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장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충북장애인부모연대 청주시지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료지원가 전승혁입니다. 저는 동료지원가 일을 하기 전에는 병원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동료지원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배우는게 재미있습니다. 동료지원가들, 참여자, 근로지원인 선생님과 함께 어울려 일하는게 즐겁습니다. 제가 즐겁게 일을 계속 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전승혁올림
 
전승혁 동료지원가는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가 즐겁게 일을 계속 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손편지에 썼습니다.
▲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 전승혁 동료지원가는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가 즐겁게 일을 계속 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손편지에 썼습니다.
ⓒ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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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기사에서는 동료지원가들의 직장 동료들이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가 연재됩니다. 

태그:#동료지원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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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은 중증장애인의 소중한 일자리인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지원 사업'을 지키기 위해 동료지원가와 참여자가 모인 연대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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