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수 감독

박광수 감독 ⓒ 한국영상자료원 DB

 
부산국제영화제 신임 이사장 후보로 박광수 감독이 단독으로 추대됐다. 부산영화제는 22일 "임원추천위원회가 전원 합의로 이사장 후보자를 추대했고 오는 2월 1일 정기총회를 통해 확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구성된 부산영화제 임원추천위원회는 서울과 부산의 영화단체, 부산시 등의 추천인사 7인으로 구성됐는데, 오동진 평론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양윤호 감독, 부산영화인시민모임 박찬형 감독,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박인호 회장, 경성대 권만우 부총장 등이 위원이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조직 관리 역량을 갖추고, 영화제의 미래비전과 방향 제시가 가능하며, 영화제 혁신 의지, 정치적 중립과 부산에 대한 애정을 갖출 것을 이사장의 자격 요건으로 합의하고, 박광수 후보를 이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여 만장일치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박광수 신임 이사장 후보는 한국영화운동 1세대로 분류된다. 서울대 얄랴셩과 서울영화집단에서 활동했고, 1988년 데뷔작 <칠수와 만수>를 시작으로 낭트영화제 수상작인 <그들도 우리처럼> 등을 연출하며 한국영화 뉴웨이브를 열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출범 과정에서 부위장을 맡아 부산프로모션플랜(현 아시아프로젝트마켓)과 아시아필름마켓(현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이 발족하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맡았다.
 
1999년 부산영상위원회가 출범할 때 초대 운영위원장으로 촬영지원 및 영화산업 육성을 주요과제로 설정해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다수의 영화 및 드라마와 해외작품들이 부산을 촬영지로 찾는 이유는 박광수 감독이 영상위원장 재임 시절 기틀을 다져 놓은 덕분이다. 2012 여수 세계엑스포 문화예술준비단장을 거쳐 예술총감독을 맡기도 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실질 권한 약한데 책임만 가중 우려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모습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모습 ⓒ 부산영화제 제공

 
임원추천위원회는 "국제영화제와 국내외 네트워크에 대한 식견을 고루 갖춘 분으로, 영화인들의 두터운 신망을 갖추고 있으며 서울, 부산 영화인 모두 만장일치 동의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이용관 이사장 퇴임 이후 차기 이사장 유력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꼽혀 왔으나, 이사장 추대 의사를 타진했던 일부 인사들이 고사한 가운데 박광수 감독이 수락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의 한 인사는 "이사장이 예산만 끌어와야 할 뿐 실질적 권한이 없어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혁신위원회가 개정한 정관을 보면 권한은 없는 사람이 책임만 져야 하고 책임이 없는 사람에게 권한만 부여돼 있다"며 "조직적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이상한 방향으로 정관이 개정됐는데, 이사장 중심으로 정관이 바뀔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내영화제의 한 위원장은 "실질적으로 이사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주요 인사 임명권은 외부인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행사하고, 사무국 구성은 집행위원장이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여서 문제가 일어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부산영화제 혁신안 나왔지만...'임추위' 과도한 역할 논란 https://omn.kr/26og2)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월 23일(화)부터 2월 13일(화)까지 3주간 집행위원장,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 이사, 감사의 공개모집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이고 면밀한 심사과정을 거친 뒤, 3월 중 열릴 임시총회에서 모든 임원 선출을 마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임원추천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안팎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며 "임원추천위원회는 응모한 분들을 추려 추천만 하고 최종 결정은 신임 이사장의 뜻에 맡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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