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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창윤 신임 1차관, 강도현 신임 2차관, 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
 사진 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창윤 신임 1차관, 강도현 신임 2차관, 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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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이례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아래 과기정통부)의 차관급 인사 3명이 동시에 교체됐다. 앞서 이를 두고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지난 23일 '인적쇄신을 통해 과학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올해 R&D(연구·개발) 예산안을 삭감하면서 붉거진 논란과 과학계의 반발이 누적되고 있고, 더구나 최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입틀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좀처럼 과학기술계 문제가 해결될 기미기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때 이처럼 이례적인 인사가 단행된 것은, 결국 내부 신망이 두터운 관료로 승진시킴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교체된 과기정통부 차관급 인사 3명 모두 전문성이 검증된 부처 내 신망이 두터운 관료들이다. 과학기술 전반의 연구개발(R&D)를 주도하는 1차관에는 이창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지원단장(기술고시 30회)이, ICT(정보통신기술)정책을 총괄하는 2차관에는 강도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행시 38회)이, 국가 R&D예산의 심의·조정 및 성과평가를 맡는 과기혁신본부장에는 류광준 과학기술혁신조정관(행시 37회)이 각각 내부인사로 임명됐다.

이들은 26일 오전 취임과 함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현장과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먼저, 지난 30년간 과학기술계 사정에 통달한 인물로 꼽히는 이창윤 신임 1차관은 이날 "그간 우리는 신속한 모방과 추격을 통해 발전을 이룩했지만 더 이상 역할 모델이 없다"면서 "아이디어와 혁신을 무기로 경쟁해야 한다"고 취임 일성을 전했다. 

그러면서 선도형 R&D 시스템으로의 혁신을 강조하며 "작년, 정부는 R&D 예산의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연구 현장도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면서 "저를 포함한 과기정통부 직원들은 대학, 출연연(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연구소 등 현장 목소리를 더 귀를 귀울겠다"고 했다. 

또한 류광준 신임 과기혁신본부장도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선도형 R&D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혁신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선 연구자들이 혁신 R&D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선도국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류 본부장은 "선도형 R&D체계로 탈바꿈 해나가는 과정에서 성장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장과 함께 호흡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과학기술인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일하다 과기정통부로 자리를 옮겨 과학기술정책국장·정책기획관·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양측의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ICT(정보통신기술) 여러 분야를 통할하는 전문성과 합리적 일처리, 부드러운 성품 등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 강도현 신임 2차관의 경우 취임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핵심으로 내세우는 '디지털 모범국가'를 언급하면서 인공지능(AI)을 통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AI 반도체로 대표되는 하드웨어와 생성형 AI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성장할 수 있도록 튼튼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민간 및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부처 간 공동 정책과제 발굴 등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신 분야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혁신과 정책 추진을 강조하며 "그간 진행된 통신 시장 경쟁 촉진과 신규 사업자의 시장 안착에 주력하겠다"고 말하고는 "미래 지향적인 주파수 공급을 통해 신산업·신시장에 활력을 제고하고, 6G(6세대 이동통신)·위성통신 시대도 준비하는 등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적이고 안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사이버 보안에서의 '튼튼하고 안전한 인프라'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끝으로 강 2차관은 '조직문화 쇄신'으로 "부서간, 조직간, 부처간 칸막이를 부수고 유기적 협업과 융합이 일상화되도록 우리 과기정통부가 앞장서서 통합적 조직문화를 확립하겠다"면서 "이는 단순히 조직문화 변화 차원이 아니라 국민과 산업에서 요구하고 있는 현장에서 실감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의 기획과 추진의 핵심이고 정책적 변화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발생한 '입틀막' 사건에서 드러났듯 과학기술계의 좌절과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정통 관료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결국 과기정통부의 조직장악력 확대와 소통 강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를 두고 부처 안팎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며, 무엇보다 신임 1·2 차관 모두 윤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만큼 R&D 예산 감축 등 과학계가 마주한 난제들을 정부-연구계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잘 풀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태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급인사, #이창윤, #강도현, #류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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