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주요 장면

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주요 장면 ⓒ 청계산댕이레코즈

 
하루가 멀다하고 화제의 인물이 쏟아지는 유튜브 공간에서 또 한 명의 인기 유튜버가 탄생했다. 이달 들어 올린 'AI 커버'와 Q&A 영상물은 어느새 100만 조회수에 육박할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사람 뭔가 좀 특이하다. 

​누가 봐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유명 톱스타 배우가 확실한데도 그는 이 사실을 부인한다. 지문과 다를 바 없는 노래 솜씨, 다루는 악기, 말투에서 이미 신분이 노출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극구 아니라고 말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조정석으로 의심(?) 받고 있는 '청계산댕이레코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구독자수 고작 100명 정도에 불과했던 이 유튜버는 어느새 22만 명 이상(2월 27일 기준)을 기록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정체를 잘 알고 있지만 잠시 눈감아주면서 응원의 댓글로 성원을 보내고 있다. 조정석, 아니 청계산댕이레코즈의 유쾌한 일탈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AI 커버? 아이유 추천 이후 화제 만발
 
 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주요 장면

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주요 장면 ⓒ 청계산댕이레코즈

 
​청계산레코즈가 본격 활동에 돌입한 건 지난 1월 27일 올린 '[AI 조정석] 거미 남편이 부르는 거미 - 날 그만 잊어요'라는 영상부터다. "요즘 핫하다는 AI 커버. 제가 참 좋아라 하는 배우 조정석님 버전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해도 즐감^^"라는 설명과 함께 잔잔한 발라드가 울려퍼진다.  

​당시만 해도 흔하디 흔한 AI 커버 영상물 중 하나로 간주되면서 알고리즘에 떠도 그냥 지나쳐 버린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달 15일 또 하나의 영상이 아이유의 SNS를 통해 소개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포근 솜이불 같아요..좋은 커버 감사합니다 청계산댕이레코즈님 Love wins all♥"라고 아이유가 직접 올린 숏폼 영상 속에선 한 남성 가수가 기타 들고 'Love Wins All'을 정성껏 열창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단번에 그가 조정석이라는 걸 알아챘다. 목소리가 익히 들어왔던 것과 전혀 다르지 않았고 특히 사용한 어쿠스틱 기타는 조정석의 팬들이 선물로 제공한 커스텀 제작 악기였기 때문이다. 앞서 등록했던 영상 또한 실제로 가수 거미가 공연에서 사용하는 반주 음원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청계산댕이레코즈의 구독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댄스 숏폼 영상까지 공개... 주상전하의 은밀한 취미?
 
 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주요 장면

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주요 장면 ⓒ 청계산댕이레코즈

 
최근 등록된 10만 구독자 Q&A 영상을 비롯한 채널 속 댓글 영역은 조정석을 응원하는 팬들의 놀이터 마냥 자리잡았다. "조정석씨도 저처럼 ISFP라고 해서 나도 굉장히 놀랐다"라고 뻔뻔하게 이야기 하던 그는 "애드리브는 기술의 영역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를 두고 구독자들은 "야, 너두 ai인 척 할 수 있어", "아주 ai가 수지랑 이제훈이랑 영화도 찍었다고 하지 ㅋㅋㅋ", "뮤지컬이나 바둑 하셔도 잘 하실 것 같아요!" 등의 반응을 내놓으며 유쾌하게 화답한다. 그런가 하면 댄스 숏품 영상까지 공개하면서 청계산댕이레코즈는 다양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정도다. 

​임금님 이모티콘을 사용한 그는 역시 아이유의 신곡 '홀씨'에 맞춰 화려한 발재간과 기술을 사용해 안무 커버도 훌륭히 소화해냈다. 역시 평상시 배우 조정석이 무대 혹은 예능 등에서 선보였던 동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구독자들은 "주상전하의 은밀한 취미", "이익준 교수님(슬기로운 의사생활) 당장 아이돌 데뷔해도 되겠네요"라고 재치있게 응수한다.

유명 스타의 가장 독특하면서도 유쾌한 일탈 ​
 
 드라마 '세작'의 한 장면 (사진 맨 위), 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한 장면

드라마 '세작'의 한 장면 (사진 맨 위), 유튜브 채널 '청계산댕이레코즈'의 한 장면 ⓒ CJ ENM, 청계산댕이레코즈

 
조정석은 여타 유명 스타들과는 다르게 개인 SNS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처럼 신분을 감춘 채 활동하는 유튜버 활동에 팬들은 더욱 즐겁게 각종 영상을 즐기고 있다. 마치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세작>에서 강희수라는 인물을 숨긴 강몽우(신세경 분) 마냥 정체를 살짝 감추긴 했지만 덕분에 재미와 웃음의 강도는 높아졌다. 

"저도 조정석씨 참 좋아하는데요..."라면서 뻔뻔하게 언급하는 청계산댕이레코즈라는 또 다른 자아를 앞세운 독특한 행보는 그래서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평범하게 개인 채널 개설하고 일상 브이로그 담는 일반적인 방식을 버리고 한동안 유행하던 부캐마냥 새로운 캐릭터를 내세운 덕분에 우리는 배우 조정석이란 인물을 마치 편한 친구마냥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일종의 '신비주의 비틀기'처럼 비춰질 수 있는 그의 재미난 일탈은 드라마의 회차가 거듭됨과 동시에 하나씩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노래부터 토크, 춤에 이르는 다채로운 콘텐츠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유튜버 조정석, 아니 청계산댕이레코즈는 스타가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가장 독특하면서도 최고의 선물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청계산댕이레코즈 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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