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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대구대교구 김영호 신부가 18일 오전 경북 청도군 갑북면 삼평리에서 평화미사를 올리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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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도 한몫한다는 바쁜 농사철에 탈핵과 탈송전탑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에게 우리의 작은 미사가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평화의 마을 삼평리에 와 계십니다."

지난 14일 102년 만에 거리로 나와 국정원의 대선 불법개입을 규탄하고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시국선언을 했던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부들과 신자들이 18일 오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마을을 지키고 있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들판에서 미사를 올렸다.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인 김영호 알폰소 신부가 집도한 미사에서는 예수님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복음서를 읽는 대신 삼평리 전 부녀회장인 이은주씨가 나서 송전탑 반대를 해온 그동안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이은주 전 부녀회장은 "송전탑이 들어서기 전인 2009년부터 반대운동을 해왔다"며 청도군 풍각면과 각북면에 40개의 송전탑이 들어서는데 이중 39개는 이미 들어섰고 나머지 1개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40기 중 39기 들어설 때까지 뭐했느냐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때는) 막을 힘이 없었다"고 말하고 "처음에는 내 땅 지키기 위해 반대했는데 이제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이 땅을 물려주기 위해 반대하고 있다"며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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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김영호 신부가 18일 오전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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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에 참석한 신도들과 주민들은 <고향의 봄>을 화답송으로 합창하고 김영호 신부는 "무지막지한 권력과 폭력에 맞서 싸우시는 할머니들에게 조그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면서 가장 힘든게 뭘까 하고 생각했다"며 자신이 군대를 제대하고 결핵환자들이 있는 요양원에서 봉사하면서 환자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결핵환자들이 육신의 병보다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끼고 외로움을 느낄 때 옆에서 어깨를 다독거리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처럼 삼평리 주민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대한민국 국민인데도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온갖 용역들에게 위협받고 세상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비난과 비방을 이겨내는 것이 육신이 힘든 것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라며 "여러분들은 절대 버려지지 않고 외롭지 않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오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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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서 열린 송전탑 반대와 탈핵 평화미사에 참가한 주민들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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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와 주민들은 "웃으면서 끝까지"라며 구호를 외치고 "함께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하며 서로를 포옹했다. 이어 빵과 포도주를 나누며 '주민협의 없는 송전탑 건설 반대'와 '전기보다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미사를 마친 이후에는 음식을 나누며 평화를 기원했다. 이날 미사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신부들과 신자들이 마련했으며 5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지난 15일에도 이곳에서 시민단체와 주민, 밀양 송전탑반대주민 등 1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청도 삼평리 예비소집의 날 행사가' 열려 송전탑 건설 반대에 함께 연대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녹색당 하승수 운영위원장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