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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상당히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7일 오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4.0%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 불안, 내수 부진이 경기를 지나치게 악화시키지 않도록 통화정책에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9일 0.25% 인하를 시작으로 한 달 동안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내려가게 됐다. 그만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성태 총재는 경기 둔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성태 총재 "내년 경제성장률 상당히 내려갈 것"

 

이 총재는 "수출 증가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고 소비·투자·내수도 상당히 부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엔 28.2%의 수출증가율(지난해 같은 달 대비)을 기록했지만 10월엔 10.0%로 크게 하락했다.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 시장에 대한 수출이 크게 준 탓이다. 또한, IT·자동차 등의 주력 수출품의 수출도 부진하다.

 

내수 또한 심각하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취업자 증가는 8월 15만9천명에서 9월 11만2천명으로 크게 줄었다. 소비 심리도 금융시장 불안, 가계채무 상환부담 높아져 좋지 않다. 9월 중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줄었다.

 

또한, 금융시장이 언제쯤 안정될지도 미지수다. 이 총재는 "FRB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지만 환율·주가 등의 움직임이 기대한 것만큼 안정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은은 부동산 가격 하락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동안 계속 상승세를 보이던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거나 부동산 거래가 매우 부진한 점도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한 배경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 인하 결정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유가·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든 탓도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지난해 같은 달 대비)은 4.8%로, 5.1%를 기록했던 9월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7, 8월까지 높은 원유 가격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고, 원·달러 환율도 오른 탓에 10월 근원 인플레이션(소비자 물가 지수에서 계절 변화나 외부 충격에 의해 일시적으로 급등락하는 석유류·농산물을 뺀 값으로 물가의 추세적 변화를 잘 나타낸다)이 5.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 성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금년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내수도 좋지 않고, 수출 전망도 좋지 않아서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많이 내려갈 것"이라고 답했다.

 

기준 금리 인하 효과 미미... 추가 금리 인하 시사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한은의 금리 인하가 맞물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금은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게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재정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방지하면서도 경제 체질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나중에 경기가 살아날 때 우리가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정책 전환을 하느냐다"라고 강조했다.

 

지속되는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한 한은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에 이성태 총재는 "흔히 주가를 두고 그렇게 얘기하는데, 지금 초강수를 쓰고 있는 미국의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며 "한은의 대책은 뒤처지지도 지나치지도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상황과 관련, 이 총재는 "지금 현상은 어딘가 (돈의 흐름이) 막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단기 유동성(자금)을 공급해 그 막힌 부분을 뚫어 (금리 인하가) 원활히 되도록 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하기도 했다.


태그:#기준금리, #한국은행, #이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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