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를 만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 받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모리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면담했다. 모리 전 총리는 겉면에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 귀하, 내각 총리대신 관저'라고 쓰여 있는 아베 총리의 친서와 선물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방한을 환영한다.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2020년에는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라며 "이렇게 연달아 아시아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모리 전 총리를 만난 것은 지난 해 2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로 1년 7개월여 만이다. 모리 전 총리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로 꼽힌다.

모리 전 총리는 "지난 1970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만나 말씀한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라며 "도쿄에서 TV를 통해 박 대통령을 보고 항상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또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진심으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모리 전 총리가 전달한 아베 총리의 친서에는 한일 정상회담 계최 등 과거사 문제로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은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다.

이날 면담에서 박 대통령은 모리 전 총리와 한일 관계 현안을 논의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