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심해인이 왼쪽 45도 공격을 시도하는 순간

한국 심해인이 왼쪽 45도 공격을 시도하는 순간 ⓒ 심재철


이례적으로 전반전 작전 시간 요청이 빨랐다. 경기 초반에 상대 선수들의 힘에 밀려 우리 선수들이 준비한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명장의 안목은 남달랐다. 거짓말처럼 그 이후에 우리 선수들의 공격이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임영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이 28일 오후 4시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핸드볼 준결승전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41-30으로 이겨 결승전에 올랐다. 이제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된 상대는 일본이다.

맏언니 우선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경기 초반에 레프트백 심해인의 대각선 돌파가 비교적 잘 통했다. 그녀 덕분에 두 차례 연속 7미터 던지기 기회가 만들어졌다. 첫 번째 기회는 센터백 김온아가 침착하게 상대 문지기 추펜코바를 속이고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후 두 골을 내리 내주고 끌려가기 시작했다. 심해인이 두 번째로 얻은 7미터 던지기는 자신이 직접 시도했지만 추펜코바의 왼손 선방에 가로막혔다. 자칫하다가는 초반부터 두 골 차 이상으로 끌려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한국의 오른쪽 날개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우선희의 슛 동작

한국의 오른쪽 날개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우선희의 슛 동작 ⓒ 심재철


이 중요한 고비에서 역시 맏언니의 활약이 빛나기 시작했다. 변함없이 우리 대표팀의 오른쪽 날개 역할을 맡은 우선희는 빠른 스피드와 노련한 몸놀림을 바탕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것이다.

임영철 감독의 작전 시간 이후 우리 선수들은 카자흐스탄의 힘 좋은 공격을 수비 집중력으로 이겨내며 조금씩 승부의 갈림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반전 중반이 되어서야 우리 선수들이 처음으로 점수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17분, 그 순간에도 우선희의 결정적인 골이 터진 것이다. 그렇게 10-9를 만든 우리 선수들은 이후에 단 한 차례도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완승을 만들어나갔다. 그 때부터 약 4분간 카자흐스탄은 우리 수비벽을 뚫지 못했고, 그 사이에 우리 선수들은 '유현지, 우선희, 정지해, 이은비, 심해인'으로 이어지는 연속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후반전 초반에 카자흐스탄의 간판 공격수 알렉산드로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점수 차가 3점 정도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기서도 맏언니 우선희의 득점력은 단연 돋보였다.

 센터백 김온아의 찔러주기가 카자흐스탄의 겹수비에 막히고 있다

센터백 김온아의 찔러주기가 카자흐스탄의 겹수비에 막히고 있다 ⓒ 심재철


알렉산드로바, 15득점 분전

40분부터 약 3분 동안 우선희의 연속 3득점 행진이 펼쳐졌다. 카자흐스탄 선수들은 여기서 더이상 추격의 의지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알렉산드로바 이리나는 혼자서 무려 25개의 슛을 시도하여 15골이나 터뜨렸지만 핸드볼도 역시 혼자서는 불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결국 우리 선수들은 최수민의 종료 직전 득점으로 점수판을 41-30으로 만들며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이어진 경기에서 일본은 중국을 28-25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라 한국과 마지막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우리 선수들이 일본의 간판 골잡이 수나미 유이, 아리하마 유코를 견제할 수만 있다면 금메달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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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핸드볼 준결승 결과(9월 28일 16시 선학핸드볼경기장)

★ 한국 41-30 카자흐스탄
- 득점 기록 : 우선희 10골, 류은희 5골, 심해인 5골, 정지해 5골, 최수민 5골, 유현지 3골, 이은비 3골, 정유라 2골, 김온아 2골, 김진이 1골

★ 일본 28-25 중국

◇ 결승전 일정
☆ 한국 - 일본 (10월 1일 18시, 선학핸드볼경기장)
핸드볼 인천아시안게임 우선희 임영철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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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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