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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미생>을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열심히 살았지만 뭘 했는지 모를 하루, 다들 잘 보내셨습니까?'
오늘도 다들 저마다의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는 끊임없는 야근에 허덕이고, 또 누군가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같은 작업을 반복하기도 하고, 학교에 나가 하루 종일 수업을 듣다가 밤늦게 들어오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를 열심히 살아 가다보면 <미생>에서 나온 말이 겹쳐질 때가 있다. 나의 존재가 무의미해지는 시점이자 망각하는 시점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자신의 인생의 반을 학교에서 사용했다. 그리고 저마다 생각하는 성공을 향해 질주한다. 질주는 사회라는 트랙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들은 부모님의 바통을 이어받기 전 열심히 준비 자세를 하고 있는 주자이다. 그런데 가끔 이런 질주가 원형 트랙이 아니라 직선 트랙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눈이 보이지 않는 경주마처럼 어떤 보장된 성공으로 모두 앞뒤 가리지 않고 직진한다. 그것이 설령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이상과 현실은 참 많이 다르다. 한 명의 개인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면서 많은 시련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 가장 비참한 시련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자신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포기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기계처럼 살아가며 현실에 순응하게 되고 열심히 살지만 뭘 했는지 모르는 하루가 된다. 꿈을 망각하고, 자기 자신을 망각하며 점차 나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경제적이라는 말은 재밌는 말이다. 경제적으로 어떤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지 않아서 이득 본다. 하지만 인생을 경제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현재의 나 자신을 버리기도 한다. 현실의 나 자신이 존재해야지 미래의 나가 있는 것인 데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돈이 안 되고 경제적으로 힘든 일은 극도로 꺼려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돈에 귀속되어 간다. 가치판단은 기준이 물질이 되어가면서 사람들의 생각은 획일화되어 간다. 돈을 잘 벌어야지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까 돈을 잘 버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질만능적인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망각해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는 시각을 편협하게 만드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설령 자신이 원하는 것이 실패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으로 하여금 얻는 크나큰 깨달음이 있고, 그런 깨달음으로 자기 자신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스스로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순간이 힘들거나 괴롭다면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사회라는 트랙 안에서 벗어나 자연을 맞이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가까이서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 멀리서 지켜보니까 보인다.' 한 발자국 물러서 진정 하루하루가 의미 있게 생각되도록 그 순간만큼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망각해보자. 망각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현실을 망각함으로써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태그:#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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