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 대명문화공장


2014년 연말 극장가 화제의 중심에 있는 작품을 손꼽자면 바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 76년을 함께 한 두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전국 극장에 모인 수많은 관객들에게 훈훈한 웃음과 진한 눈물을 동시에 전해주며 올해는 물론 새해에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5분의 상영시간 내내 흐르던 섬세한 사운드트랙 음악 역시 작품의 감동을 배가시켰다는 평가와 더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OST를 만든 미누 영화음악 감독을 12월 30일 밤 합정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 보았다.

"음악 만들며 할아버지·할머니와 항상 함께 있는 느낌"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OST를 작업한 미누 음악감독.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OST를 작업한 미누 음악감독. ⓒ 이종성

- 관객동원 400만을 향해가고 있다. 영화음악을 담당한 감독으로서 소감은 어떤지?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웃음) 다만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이나 지인으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많이 와서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 어떤 계기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영화음악을 맡게 되었나?
"이번 영화 편집을 맡으신 현진식 감독님의 제의로 하게 되었다. 원래 친분도 있고 함께 일도 해왔던 선배님이라 제안에 주저 없이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 이번 영화의 음악은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는지?
"OST 작업은 올해 2월부터 시작이 되었다. 그 당시엔 편집이 진행된 상황이 아니어서 4~5분 분량의 트레일러를 보면서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을 찾는 데 주력했다. 이후에는 편집 영상이 나오는 대로 제가 그 영상들을 보고 한 곡 한 곡 음악들을 만들어 나갔다.

여름쯤에 영화에 들어갈 곡들을 완성을 했고, 이후 9월 17~24일 열렸던 제6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영화가 초청되어 제가 만든 음악들도 처음으로 영화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OST를 발매하기 위한 후반 작업을 거쳐 영화 개봉일 전인 11월 24일 정식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

- 영화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진모영 감독님, 현진식 편집감독님과 처음 미팅을 했을 때, 진 감독님께서 '러브스토리'를 만들고 싶다고 딱 한마디를 저에게 해주셨다. 앞에서도 잠깐 말씀 드렸지만 트레일러를 보고는 처음엔 어떤 느낌인지를 알 수 없었지만, 감독님들과의 의견 조율 작업을 통해 영화음악도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다.(웃음) 그리고 이렇게 '동화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이야기'가 탄생되었다고 생각한다. 두 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왈츠 풍의 음악,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이 드러나는 곡들을 만들려고 했다."

- 미누 감독이 어떤 느낌과 감정으로 영화에 흐르는 곡들을 만들었을지 궁금하다.
"5개월여의 음악작업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항상 함께 있는 것 같았다. 특히 편집이 완료되기 전 할아버지가 병마로 고통스러워하시는 장면을 영상과 음향으로 접했을 때 저 역시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아팠다. 가감이 전혀 없는 영상을 접하면서 저 역시 몰입하며 한 곡 한 곡 만들어 나갈 수 있었지만, 한동안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리고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사계절을 모두 담아야 했던 점은 저에게는 향후 다른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우리네 모습 표현"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 ⓒ 대명문화공장


- DMZ국제다큐영화제 상영 당시 반응을 본 후, 극장 개봉 시에도 좋은 반응을 얻을 거라 생각했나?
"영화제에서 두 차례 상영되어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당시 영화를 보신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전국 극장에 개봉된 뒤에도 어느 정도 관객은 오실 거라고 생각했다.(웃음)"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OST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곡이 있나?
"영화와 OST에 수록된 모든 곡이 다 소중하지만, 한 곡만을 꼽자면 영화 '엔딩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너무 기뻐할 수도 너무 슬퍼할 수도 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음악으로 덤덤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음악을 접한 대중들은 '눈이 하얗게 내리던 날, 그가 내게 왔죠 Part 1'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 첫 영화음악 사운드트랙 음반을 내기 전에 어떤 활동을 했나?
"작곡가 겸 싱어송라이터로서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했다. 문명진, 쥬얼리, MC몽, 토니안, 앤디 등 가수들에게 곡을 드렸고, 2000년대 후반에는 싱글과 EP앨범을 내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원래 디자인을 공부했는데, 도중에 대중음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아마 음악을 듣고 자랄 수 있었던 가정환경이 저를 음악인의 길로 이끈 것 같다."  

- 내년도 활약이 무척 기대된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현진식 감독님과 <바람, 커피, 로드>란 다큐멘터리 작품을 함께 만들고 있는데, 시간이 될 때마다 촬영 작업을 하고 있다. 촬영이 다 끝난 뒤에야 영화음악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내년 4월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제 가요 싱글곡이 2015년 첫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수나 기획사로부터 곡 작업 의뢰가 들어오게 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할 것이다. (웃음)"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OST가 미누 감독에게는 어떤 의미를 주는 작품인가?
"외람된 말씀일 수도 있겠지만 제 개인에게는 '도약의 계기'이자 이제는 반드시 '뛰어 넘어야 하는 산'과 같은 작품이 된 듯하다." 

- 앞으로 어떤 음악인으로 대중과 평단에 각인되길 바라는지?
"열심히 음악하는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이 분야에서 노력하는 음악인으로 남고 싶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미누 OST 눈이 하얗게 내리던 날 그가 내게 왔죠 같은 곳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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