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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광주·전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나온 가운데, 이 환자가 거쳐 간 지역엔 비상이 걸렸다. 11일 광주 서구 고속버스터미널에 설치된 발열 감지기 앞을 마스크를 쓴 시민이 지나가자, 마스크를 쓴 광주 서구보건소 직원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 10일 광주·전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나온 가운데, 이 환자가 거쳐 간 지역엔 비상이 걸렸다. 11일 광주 서구 고속버스터미널에 설치된 발열 감지기 앞을 마스크를 쓴 시민이 지나가자, 마스크를 쓴 광주 서구보건소 직원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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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이라 불리던 광주·전남 지역까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면서 정부 대응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번 주가 메르스 확산의 고비이며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음에도 광주·전남 지역에 첫 환자가 발생하면서 정부를 향한 신뢰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14번 환자와 접촉) - 지하철 -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상 5월 27일) - 심야버스 - 광주고속버스터미널 - 자가용 - 전남 보성 자택 - 직장(이상 28일) - 광주지검 순천지청(29일) - 전남 고흥 한 식당(30일) - 전남 보성 한 성당(31일) - 직장(6월 1일~5일) - 광주지검 순천지청(1일) - 6일 전남 여수 한 호텔 예식장 및 친척집(6일)

지난 10일 광주·전남에선 처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전남 보성·64·남)가 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이란 통보를 받기 전까지 찾은 장소들이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서울삼성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날부터 7일 격리 전까지 최소 700명이 넘는 인원과 접촉했다. 하지만 A씨는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뒤 11일 동안,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지난달 30일)을 받은 뒤 8일 동안 정부의 어떠한 조치도 받지 못했다.

정부는 7일 메르스 환자 발생·경유 병원을 발표한 뒤에야 A씨에게 자가격리할 것을 통보했다. 이 때문에 더 빨리 병원명 공개 등 정부의 대처가 있었다면, A씨가 700여 명과 접촉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낙연 지사 "중앙정부의 뒤늦은 통보..."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이낙연 전라남도지사가 11일 광주 서구 광주광역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도민이 메르스 사태로 인해 동요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물 샐 틈 없는 방역망을 구축해 메르스가 더 이상 환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동협력문을 발표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이낙연 전라남도지사가 11일 광주 서구 광주광역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도민이 메르스 사태로 인해 동요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물 샐 틈 없는 방역망을 구축해 메르스가 더 이상 환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동협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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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A씨는 7일에야 전남 보성의 한 성당에서 미사 도중 전화로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임을 통보받았다. 이날 저녁 기침·미열 증상으로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 입원한 A씨는 8일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10일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낙연 전라남도지사는 11일 전라남도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정부의 뒤늦은 통보"를 거론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와 접촉한 이들은 가족과 친척, 마을주민, 직장 동료, 성당 신도, 결혼식 참석자, 검찰·변호사 사무실 직원 등 파악된 숫자만 최소 734명이다. 지역도 A씨가 사는 보성을 포함해 여수, 순천, 고흥 광주 등 5곳이다. 특히 접촉자 743명 중 가족 및 마을주민 32명, 직장 동료 13명 등 2m 이내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자택 격리조치 중이다.

이는 앞서 광주·전라남북도 최초 메르스 환자인 전북 순창의 B(72, 여)씨 사례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B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줄곧 전북 순창을 벗어나지 않았다. 접촉자도 100여 명에 그쳤다.

광주·전남 지역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메르스 자체에 공포도 있었지만 정부를 향한 불신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았다.

11일 광주고속버스터미널(A씨, 5월 28일 경유)에서 만난 성아무개(22, 여)씨는 "최근 메르스와 관련된 뉴스 때문에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며 "보성에서 발생한 환자 소식을 듣고 정부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다시 한 번 떠올렸다"고 강조했다.

보성 마을 격리... A씨 방문지도 비상

11일 오후, 버스 출발 시간이 다가왔지만 광주-보성 간 고속버스는 비어있는 모습이다.
▲ 텅 빈 보성행 버스 11일 오후, 버스 출발 시간이 다가왔지만 광주-보성 간 고속버스는 비어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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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확진 판정 이후 보성엔 비상이 걸렸다. 보성군은 일단 A씨가 사는 마을을 격리(17가구 32명)시켰다. 전라남도교육청은 12일부터 15일까지 보성 내 유치원 20곳과 초중고등학교 35곳 모두에 휴교령을 내렸다. 휴교 연장 등 추가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A씨가 거쳐간 다른 지역도 조치에 나섰다. 전라남도는 A씨가 방문한 전남 여수의 예식장을 공개(유케슬호텔 웨딩)하고, 하객 명단 확보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예식장도 "방역 및 소독을 실시하고, 아직 이상 증상을 호소한 직원은 없지만 상주 직원 30명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A씨가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해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광주지검 순천지청도 검사 등 4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청사 출입구에 발열 감지기를 설치했다.

광주광역시도 A씨가 다녀간 광주고속버스터미널에 당초 계획보다 서둘러 발열 감지기를 설치했다. 현재 A씨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전남대 측도 "처음부터 A씨를 보건소 차량으로 이송해 와 의심환자로 분류해 병원의 격리병상에 이동했고, 음압격리시설에 계속 있었으므로 병원내 (메르스 노출은) '0'다"라고 설명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이낙연 전라남도지사는 11일 광주 서구 광주광역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도민이 메르스 사태로 인해 동요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물 샐 틈 없는 방역망을 구축해 메르스가 더 이상 환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동협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메르스, #광주,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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