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히든싱어4> 참가자 이은아.

JTBC <히든싱어4> 참가자 이은아. ⓒ JTBC


지난해 10월 3일 보아 편을 시작으로 방송된 JTBC <히든싱어> 네 번째 시즌이 17일 새벽 최종우승자를 가려내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거미의 모창자로 결승무대까지 진출한 이은아가 '기억상실'을 완벽에 가까운 모창실력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 결과 최다 득표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하게 됐다.

2012년 12월 21일 첫 방송 한 <히든싱어>에서 처음으로 여성 참가자가 우승했고, 2명의 여성가수 모창자(거미와 소찬휘)가 결승무대까지 올랐다. 이런 판도변화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중요한 성과라고도 볼 수 있다.

기성 가수와 모창 도전자들이 노래 대결을 펼치는 기획은 종편채널의 이미지를 쇄신할 만큼 신선한 포맷으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시청률 역시 기대 이상으로 나와 올 하반기에 다섯 번째 시즌도 나올 예정이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등 해외에 포맷도 수출하고 있다. 빼어난 기획과 구성이 있다는 점 역시 높이 평가할 부분이다.

특히 이문세, 임재범, 이은미 등 TV를 통해 쉽게 볼 수 없는 뮤지션들과 고인이 된 김광석과 신해철의 명곡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점은 시청자에게도 깊은 감동과 진한 여운으로 남을만하다. <히든싱어 4> 역시 원가창자 뺨치는 실력으로 듣는 이의 소름을 돋게 만든 모창참가자들이 여럿 등장해 많은 화제 거리를 낳기도 했다.

모창자 이미지 극복 가능할까

이처럼 <히든싱어>의 성공은 계속되고 있지만 화려한 쇼가 끝난 뒤 뭔가 허전함 내지는 아쉬운 마음이 계속 맴돈다.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가요계에 데뷔해서 정식가수가 된 이들이 아직 제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든싱어> 인기의 기폭제가 된 시즌 2 우승자 김진호는 휘성 노래 모창자로 출연했고, 이후 휘성 소속사와 바로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드라마 OST와 디지털 음원을 발표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임창정을 빼닮은 목소리로 관심을 모았던 조현민도 2014년 12월 '진짜 미친 거 아니야'란 곡을 선보였지만 대중적 인기는 얻지 못했다.

4명의 <히든싱어> 남성 참가자들로 구성된 그룹 더 히든이 2014년 9월에 결성되어 작년 10월초까지 4장의 디지털 싱글과 드라마 OST 참여로 가장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역시 정식 가수로서는 세간의 화제가 될 만큼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인기프로그램 울타리 안에서 '모창 도전자'는 언론과 대중이 선호하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은 꽤 높은 셈이다. 자기 목소리를 찾지 못한 채 가수 모창자란 고정된 이미지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히든싱어>를 통해 프로의 길을 걷고자 하는 예비 가수들은 대중에게 익숙해져 버린 기성가수의 느낌이 베인 목소리와 창법을 지우기 위해 다른 오디션 출신들 보다 훨씬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우승자 이은아의 경우 이미 가요계에 몸을 담고 2013년부터 노래를 발표해 온 기성 가수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자신의 음색으로 대중가요를 발표해 온 그가 최고 모창자로 뽑힌 것은 양날의 검을 쥐게 된 것과 같다. 데뷔 후 별반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이은아에게 인지도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모창 잘하는 가수 이은아란 이미지가 드리워 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승자로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과 과제다. 그가 이전 시즌 참가자들과는 다르게 온전한 자기 목소리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최초의 <히든싱어> 출신 가수가 될 수 있을까. 그 초석을 이은아가 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히든싱어 모창참가자 이은아 거미 시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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