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밤 10시33분-- 취재 종료

10시 정각 현재 MBC의 실제 득표 현황 중계 방송에 의하면 부산 북강서을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 12694표 득표율 53.9%, 민주당 노무현 후보 8709표 37.0%로 개표가 진행중이다.

갈수록 벌어지는 표차에 상황실 분위기는 침묵이 흐른다.
네개의 브라운관이 겹쳐져 있는 방송 개표를 지켜보면서 리모콘을 들고 있는 비서관의 한손에 있는 담배재는 길게 타고 있다.

조용하게 상황실의 사람들은 각자가 자기 할 일들을 하고 있다. 크나큰 한탄도, 상대 후보에 대한 그 흔하디 흔한 욕설 한마디도 나오지 않고 있다.

선거운동원 한 분을 붙들고 일문일답을 했다.

-사실상 한나라당 허후보가 과반수의 득표율을 넘으므로 남은 개표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노후보의 당선을 점치기는 힘들다.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 선거운동을 할 때에도 주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개혁적인 인물이 나와야 한다면서 손을 흔들어주면서, 음료수 같은 것도 사다주면서 상당히 호응이 좋았다.

-선거 실패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되나.
"노 의원은 너무 선거에 정석으로 임했다. 돌이켜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정책선거로 끌고 갈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지역감정이라는 숨은 덫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선거운동하면서 느낀 점은 뭔가.
"우리 선거운동원 중에는 자원활동가들이 많다. 나도 그중 한사람이다. 나는 사천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다. 밤마다 와서 야간작업하고 주말에는 주민들을 만났다. 하지만 허 후보 측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돈으로 고용된 사람들이다. 주민들 말에 의하면 실제적으로 허후보 측에서 돈을 뿌렸다는 후문도 있다. 불법 선거의 형태들을 선관위에서는 체계적으로 짚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투표의 의미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관심이 너무 없다. 인물과 정책은 중요하지 않고 사람들은 "지역감정"이라는 악령에 쉽게 선동된다."

-노후보는 인물 인지도에서 볼 때 서울 종로 같은 곳에서 나오면 더 쉽게 당선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왜 하필이면 지역감정의 아성인 부산에서 출마해서 이렇게 고전한다고 생각되나.
"노후보는 성격이 저돌적이다. 무조건 "정면돌파"다. 한편, 지역감정을 선두에서 타파해 볼려는 나름의 쇼맨쉽(?)도 작용하지 않았냐는 생각도 있다.(웃음)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의 파장이 이곳에서는 얼만큼 퍼졌다고 생각되나.
"전혀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반사작용으로 기득권 정치세력들에게 더 이익을 가져다 주었을 뿐이다. 북강서을의 정형근 같은 예를 보면 극명하다."

취재 후기:
그는 일문일답을 마치고 지하의 상황실로 내려갔다.
보이지 않는 지역감정을 배태시킨 원인은 무엇이고 또 누가 지역감정으로 국민들을 길들이려고 하는가. 상황실의 많은 자원 활동가들은 조
용히 "맥주나 한잔 하자"며 상황실의 브라운관 앞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오후 9시13분

9시 13분 현재 실제 득표 현황 MBC 중계방송이다.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 6129표, 민주당 노무현 후보 4648표이다.
개표일 17%로 상당히 속도가 느린 개표율이 오히려 의원실 현지에서는 기다림의 근거가 되고 있다.

상황실에는 담배 연기가 천장 가득하다.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여기저기 전화를 주고 받고 있다. 현재 개표 진행 상태로 보아서는 예상과 달리 자정이 훨씬 넘어서야 당락이 좌우될 것이라는 수근거림이 일고 있다.

한편 지나가는 주민들은 하나둘씩 의원실에 들러 어떻게 되가느냐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후 8시15분

8시 15분 현재, MBC <선택 2000> 4.13 총선 개표방송은 부산 북강서을 선거개표 현황을 전했다. 민주당 노무현후보 1255표, 득표율 49.4%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 713표, 투표율 28.0%이다.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는 실제 투표결과로 미루어볼 때 노무현 후보의 49.4%는 2위 허태열 후보의 28.0%에 비해 압도적으로 보인다. 방송이 나가자 마자 의원 사무실은 각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당선이 확실하지 않냐며 걸려오는 전화에 '더 두고봐야 되지 않겠느냐'는 현지의 조심스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각 방송사의 선거 개표결과의 엇갈림에 작은 분노도 나오고 있다. 개표율로 볼 때 약 9시가 넘으면 노무현 후보의 당락이 확실시 될 전망이다.

오후 6시20분.

6시 정각, MBC를 비롯한 각 방송사들이 카운트다운을 끝내면서 본격적인 개표 방송을 중개했다. 민주당이 127석, 한나라당 120석(오차감안하지 않음)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무현 의원실에서는 민주당이 제1당이 되었다는 감격을 못이겨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편, 노무현의원실 관계자들과 상황실에 있는 몇몇 주민들의 관심은 각 지역별 후보 득표율을 애타게 기다리는 눈치다. 서울에서는 전 전대협 의장 이인영을 비롯한 몇몇 이른바 '386'세대가 1위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 뒤에 곧 부산 지역 소식으로 방송은 접어들었다.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의 여파를 일갈하듯 부산에서는 총선연대의 낙선자명단에 들어있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거 1위로 예상된다. 곧이어 북강서을의 소식이다. 예상결과는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 45%, 민주당 노무현 후보 42.9%이다. 한편, 의원실 상황은 예상 득표율이 오차범위 안에 있다는 사실로 인해 내심 곧 역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받고 있다.

허태열 의원실 상황이 잔칫집 분위기라는 사실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오후 5시10분.

오마이뉴스는 부산 강서을 노무현 의원실에서 현장 상황을 생중계한다.

첫 번째 상황중계기사로 간략하게 의원실 동정을 살펴보았다.

아직 의원실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몇몇 관계자들이 안쪽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고 6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선거 개표방송과 관련해 상황실을 꾸리는 준비를 하고 있다.

홍보담당 신선종 씨를 만나 짧은 일문일답을 해본다.

-현지 분위기는 어떠한가.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

-현지 여론조사에서 1위이지 않은가. 오늘 분위기로 봐서는 당선가능성은 어떤가.
"아직 확신할 순 없다."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은.
"오차 범위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한편 그 시각 허태열 후보 진영에서는...

오후 9시54분-- 취재 종료

현재 허 후보 사무실에는 가족과 친지,은사, 당원들이 모여서 캔맥주를 나누고 있다.

8시53분 지지자로부터 사과 박스 2개 분량의 통닭이 배달되었고 운동원들은 노무현씨를 뜯어먹는 통닭에 비유하며 이를 먹고 있다.

9시20분경 KBS의 당선확실 보도가 되자 운동원들과 친지들은 다시 한번 환호했다.
이들은 9시30분 도착 예정인 허태열 후보를 기다리며 그동안의 수고와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중이다.

현재 자원봉사자들이 음료수를 나눠주며 앞으로도 허태열 후보를 성원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9시부터 각지에서 도착한 화환이 허 후보의 사무실에 채워지고 있다.

당선확실이 보도되자 당원들은 부산 지역 다른 후보의 투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7시 20분

KBS의 16대 총선투표방송이 방송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일제히 순서가 다가오자 숨을 죽이며 TV를 뚫어져라 주시하면서 순서가 되기를 기다렸다.

7시 20분, 드디어 강서을의 예상결과가 허태열 후보가 50.4%, 노무현 후보가 37%로 나타나면서 일제히 박수갈채와 함께 옆에 있던 인사들과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악수를 나누면서 "노무현은 끝났다."며 환희의 미소를 지었다.

현재 허태열 후보의 선거사무소에는 각계 인사와 친분이 있는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으며, 사무실에 마련된 탁자에는 음료수와 자양강장제, 떡 등을 준비해놓고 있다.

한때 열띤 취재를 보이던 TV 보도진은 식사를 위해 사무소를 빠져나간 상황이다.

오후 6시20분

TV에서 허태열 후보가 45%의 지지로 노무현 후보를 2.1% 차이로 누르고 당선 될것이라는 예측보도가 나오자 당원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허태열! 허태열! 환호성을 외치며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와 동시에 각처에서 걸려오는 축하전화로 당원들이 어쩔줄 몰라하는 분위기다.

한때 근심어린 눈길로 TV를 바라보며 합장을 하고 있던 여성당원도 됐다! 며 어쩔줄 몰라했다.현재 MBC,PSB 취재진이 선거사무소 안에서 열띤 취재중에 있다.

한편 허태열 후보측에서 컴퓨터 사용을 허가하지 않아 인근 게임방에서 기사를 송고중이다.

오후 5시20분

여기는 북산의 북강서을의 노무현 후보와 함께 접전을 펼치는 허태열 후보의 선거사무소다. 현재 10여명의 관계자들이 텔레비젼 보도를 지켜봄과 동시에 투표율을 집계하고 있다면서 진지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허태열 후보의 홍보자료에는 병역의혹과 관련, 약물중독으로 인한 근육마비 증세로 인한 불가피한 의병제대라 밝히고 있음과 동시에 노무현 후보와 문정수 후보자에게 왜 표를 주지 말아야 하는가 등의 이유를 홍보벽보에 걸어 놓고 있다.

허태열 후보의 진영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

"여긴 촌이니 만큼 젊은이 유권자의 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기존의 노년층의 표를 기대해야 한다. 지난 총선보다 투표율이 조금 낮은 것 같다. 오후 4시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대 총선보다 10% 가량 투표율이 낮은 걸로 나왔다. 사태추이를 좀더 지켜보아야 한다."

"언론사들이 너무 설치지 않았으면 한다. 야당인 우리로서는 보도진을 불가피하게 통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해해주기 바란다."

현재 사무실에는 허태열 후보의 장남이 나와 지휘를 하고 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