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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대구광역시 동구 용계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새누리당 탈당 및 20대 총선 대구동구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도착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기자회견장으로 사용된 회의실앞에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 유승민 '새누리당을 떠납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대구광역시 동구 용계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새누리당 탈당 및 20대 총선 대구동구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도착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기자회견장으로 사용된 회의실앞에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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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당에서 (대통령 존영이) 더 이상 논란이 되면 안 된다는 데 공감을 형성했다."

새누리당이 '대통령 존영' 논란의 불씨를 잡는 모습이다. 앞서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지난 28일 유승민 의원 등 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택한 대구 지역 후보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특히 이를 '존영'이라고 극존칭으로 표현, 논란을 빚었다. (관련기사 : "대통령 사진 돌려달라" 새누리당, 유승민에게 공문)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은 29일 브리핑 후 취재진을 만나 이 같은 당 지도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내 화합과 통합으로 (총선을) 치러내야 한다는 데 (선대위 지도부가) 공감했다"라고 부연했다. 즉, 총선을 코앞에 두고 공천 후유증을 앓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주문이었다.

유승민 찍어내기 의도 드러낸 존영 논란, "저런 행태야말로 종북행위" 질타

실제로 '대통령 존영' 논란은 새누리당이 가까스로 봉합한 '공천 내홍'의 여진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대통령 존영 회수' 대상자로 지목한 것은 이번 공천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유승민 의원 등이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 의원을 찍어내려던 친박(친박근혜)의 속내가 이번 논란으로 더욱 명백해졌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대통령의 사진에 '존영'이란 극존칭을 붙인 것을 두고도 논란이 거세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의 한 축인 민주정당으로 보기 힘든 전근대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의 조롱도 거셌다.

누리꾼 sisa_*****은 "존영이라길래 한국계 미국인 이름인줄 알았다"면서 "권위주의를 지향하는 저런 행태들이 바로 종북 행위다"라고 꼬집었다. 관련 게시글에 댓글을 단 누리꾼 공**은 "이러다 용안까지 나오겠네"라고 남겼다.

새누리당 대구선대위는 28일 탈당한 유승민 의원과 류성걸 의원, 권은희 의원에게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새누리당 대구선대위는 28일 탈당한 유승민 의원과 류성걸 의원, 권은희 의원에게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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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를 읽고 목소리를 낸 누리꾼 실**은 "사진이면 사진이고 줬으면 그만이지 그런 걸로 운운하면 그 당을 누가 지지하겠나"라고 비판했다. 돌*****은 "민주화 되었다고 자부심을 갖는 사이 어느새 슬금슬금 민주주의의 겨울이 오고 있네요"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정치 평론가들도 SNS를 통해 쓴 소리를 보탰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존영'이라... 어휴, 남조선이나 북조선이나... 조선은 하나다"라고 꼬집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의 페이스북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존영'(尊影) 반환 요청. 암, 신성불가침 '남조선 최고존엄'의 사진에 '역신'(逆臣)들의 사특(邪慝)한 눈길이 닿는 것도 막는 것이 '환관'(宦官)들의 역할이지! 그런데 '존영' 대신 '어진'(御眞)이라고 하지 그랬느냐? 도를 넘는 충성 경쟁, 참으로 역겹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모두 4.13 총선을 15일 앞둔 새누리당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논란들이다.

김무성 "이제 계파갈등 비치는 언행 없도록 해라"

새누리당의 태도는 확실하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형환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섣불리 대응했다가 논란을 키우기 보단, 침묵을 지켜 덮고 지나가겠다는 얘기다. 또 지금으로선 당의 단결된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 우선이란 판단도 깔려 있다.

김무성 대표도 같은 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하나 되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입조심'을 당부했다. 그는 "총선 국면에 들어가면서, 선거에 나서는 후보 뿐 아니라 선거 운동원, 당원 동지 여러분께 부탁한다"라며 "선거 운동 기간 중 국민을 실망 시키는 악영향은 더 이상 안 된다, 특히 계파 갈등으로 비치는 언행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공천자 대회에서도 '하나 된 새누리당'을 강조하며 "우리 새누리당엔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이 없고 오로지 총선 승리라는 한 가지 목표만 있을 뿐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태그:#존영, #유승민, #권은희, #박근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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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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