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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4구역 개발 예시도
 용산4구역 개발 예시도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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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월 20일 오전 7시경,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남일당 건물 옥상. 턱없이 적은 보상비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던 세입자들과 이를 진압하려던 경찰, 용역 직원들이 충돌했다.

세입자들이 설치한 망루에 원인모를 화재가 번졌고, 이로 인해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후 재개발은 중단됐고 지금까지 이 지역은 방치돼있었다.

이 같은 아픔을 겪었던 용산4구역 정비사업이 약 8년만에 정상화된다. 정비계획 변경(안)이 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오는 9월 착공해 2020년 6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8년 사업중단 딛고 기본구상안 최종 마련

용산참사와 금융위기에 이은 기존 시공사의 계약해지로 사업이 중단돼 파산위기까지 몰렸던 용산4구역 정비사업은 지난 2014년부터 서울시가 공공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활기를 띠게 됐다.

용산4구역은 2006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돼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사업장이었지만 사업이 중단되면서 2천억원의 이자비 부담을 조합원들이 떠안게 돼 개인파산자가 발생하고 조합 집행부에 대한 불신과 조합원들간 갈등이 증폭됐었다.

이후 작년 6월 서울시의 도시행정전문가와 공공건축가들이 투입돼 기본구상안을 마련하고 조합이 전격 수용함으로써 8개월만인 지난 2월 기본구상안을 최종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통과된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용산4구역(사업부지 5만3066㎡)에는 ▲주상복합 아파트 4개 동(31층-43층) ▲업무시설 1개동(34층)의 고층건물과 ▲공공시설(5층) ▲문화공원(가칭 '용산파크웨이', 1만7615㎡)이 들어선다.

주상복합 건물 1층 전체 면적의 21%가 넘는 공간을 공공보행통로로 설치해 국내 최초로 단지 내부를 전면 개방한다는 게 특징이다. 문화공원과 연계해 24시간 개방한다.

출입구 같은 시설을 일체 설치하지 않고 공원을 포함해 약 2만 평이 넘는 대규모 휴게, 놀이, 상업 복합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지하 1층-지상 5층까지는 기부채납 받아 용산 일대에 부족한 아동·청소년 예술교육센터 같은 문화복지시설을 짓는다.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합친 것(3만2천㎡)보다 약 1.3배 큰 규모(4만㎡)의 테마공원도 들어선다. 용산역부터 국립중앙박물관까지 약 1.4km에 이르는 뻥뚫린 공원길이 조성되는 셈이다.

추모수목 식재 등 용산참사 합의사항 이행될 듯

한편, 용산 4구역 사업이 정상화됨에 따라 ▲사망자를 위한 추모수목 식재 ▲상가우선분양권 5개 ▲현장내 임시식당 운영 등 그동안 묶여있었던 용산참사 합의사항도 이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합의사항은 참사 1년 만인 2009년 12월 30일 서울시의 중재로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와 용산4구역재개발조합 간 사망자 위로금, 세입자 보상금, 장례비용 등과 함께 합의를 이룬 것들이다.

서울시는 특히 사망자를 위한 추모수목은 규모나 위치 등 세부사항을 조합과 유족이 함께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아울러 참사의 아픈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록보고서를 작성중이다. 작업이 완료되면 위원회 검증을 거쳐 영구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7일 기자설명회에서 "용산참사의 아픔으로 장기간 중단된 용산4구역 건설이 늦게나마 정상화되어 다행"이라며 "이 구역이 갈등의 장에서 화합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1월 20일 오전 용산4구역 남일당 건물에서 농성중인 철거민들을 경찰특공대가 강제진압 하는 과정에서 망루가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2009년 1월 20일 오전 용산4구역 남일당 건물에서 농성중인 철거민들을 경찰특공대가 강제진압 하는 과정에서 망루가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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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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