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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일 개통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 한 달 지난 현재까지 10여 차례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4건은 국토교통부에 보고되는 중요 문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는 지난 7월 8일부터 11일까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 합동 특별안전점검을 통해 관제 7건, 신호 5건, 통신 5건, 궤도 4건, 차량 4건, 전기 2건, 소방 2건 등 총 29건의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이번 총 29건의 도시철도 2호선의 문제 지적은 대표적인 인천시의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개통일자에 맞춘 무리수 조기 개통의 결과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 외부 전문가 특별점검에서 지적된 문제는 추후 정상화가 가능한 문제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이 또 다른 지적으로 남고 있다.

특히,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장애인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시설과 차량의 구조다. 전면 개보수 공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평일 시간대의 인천2호선도시철도 주안역 환승장 이용객들로 두세명이 줄을 서면 통로가 비좁아 보인다.이 곳 주안역 환승역사는 약 40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하기에 좁은 면적이다.
▲ 인천도시철도 2호선 평일 시간대의 인천2호선도시철도 주안역 환승장 이용객들로 두세명이 줄을 서면 통로가 비좁아 보인다.이 곳 주안역 환승역사는 약 40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하기에 좁은 면적이다.
ⓒ 최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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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예견하는 주안 환승 역사

도시철도 2호선은 무인운전 시스템으로, 이유를 불문하고 출입문이 서너 번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3분에서 6분 간격으로 진행하는 열차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차량이 현재 위치에서 멈춘다.

이러한 운행 중지 사고가 2호선 열차 운행 20여 일 동안 총 6건이 발생했다는 점이 현재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운행 첫날인 지난 7월 30일 오후, 주안역에서 대공원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승객의 무리한 진입으로 전 시스템이 중지돼 차량문이 약 8분간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서 8분은 출입문의 문제를 감지한 통제실이 해당 열차에 인원을 투입, 안정성 확보를 확인한 후 통제실의 지시에 따라 차량이 정상 가동하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으로, 무인시스템에서는 필수적인 처방전과 같다.

문제는 이 8분에 있다.

지난 7월 30일 첫 운행일에 열차운행에서 차량문의 시스템이 오류를 발생하자 시민들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 인천도시철도 2호선 지난 7월 30일 첫 운행일에 열차운행에서 차량문의 시스템이 오류를 발생하자 시민들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 최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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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안역은 국철1호선 역으로 지상 역사에는 상·하행 급행과 일반차량 4선로에 8칸짜리 4차량이 1~2분의 시간차를 두고 정차하는 역사로 부평역에 맞먹는 규모로 유명하다.

만약 이러한 주안역에서 출퇴근 시간에 출입문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면 열차를 향해 쏟아져 내려오는 환승객과 차량에서 내리려는 승객들이 뒤엉킬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 순간에 시스템 재가동에 소요되는 시간 8분이 승객들에겐 '지옥'처럼 느껴질 수 있다.

주안역 2호선 환승 역사는 경량전철의 구조에 맞춰 일반 역사에 비해 협소하다. 반면 개통 한달만에 차량 수요에 걸맞는 승객이 이 역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승객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인천교통공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호선 도시철도는 비상 상황에선 인원이 투입돼 수동으로 운전하는 시스템으로 구축, 역사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최단 8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선로에서 발생한 사고에는 운전인원이 이동하는 시간이 10여 분을 넘길수 있다.
▲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인천교통공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호선 도시철도는 비상 상황에선 인원이 투입돼 수동으로 운전하는 시스템으로 구축, 역사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최단 8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선로에서 발생한 사고에는 운전인원이 이동하는 시간이 10여 분을 넘길수 있다.
ⓒ 인천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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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지옥의 8분


서구청을 출발해 주안역 환승 플랫폼에 도착한 A씨는 열린 문으로 나가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려 한다. 하지만 많은 인원으로 좁아진 통로는 이동하기 힘들게 됐고 뒤에서 쏟아져 나오는 승객들은 빨리 이동하라고 앞사람을 밀친다.

모처럼 퇴근 시간에 맞춰 일찍 퇴근을 준비한 B씨는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이내 도착한 열차에서 승객이 나오길 기다린다. 하지만 열린 문에서 나오던 승객이 앞사람에 막혀 머뭇대며 시간을 허비해 열차의 문이 닫히려 하자 무의식적으로 문을 잡는다.

덕분에 다시 열린 문으로 열차에 승차하지만 전철 문은 비상 상태로 전환되며 열차 운행은 전면 정지된다.

주안역 지하 환승 플렛홈의 문제를 모르는 가운데 서울에서 퇴근하는 승객들 사이에 C씨는 지하 환승 플랫폼을 향해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싣지만 이미 앞에는 승강장에 꽉찬 승객들로 만원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지상의 환승객들은 에스컬레이터에 연이어 몸을 싣고 플랫폼에는 만원 버스인양 숨쉬기 힘들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후 8분이 흘렀다. 문제를 알려야 할 안전 요원은 승객들 사이에 갇혀 통제실과의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시간만이 흐르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지적된 주안역은 이용 승객수에 비해 공간이 협소하다. 도시철도 2호선이 앞으로 충분히 사고를 부를수 있다. 역사 운영 인원을 적정하게 배치학 시스템을 재정비 해야 한다.

비상시 승객의 탈출을 돕고자 만들어진 비상 통로는 휠체어가 움직일 공간 확보가 적용되지 않아 유사시 장애우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이동이 가능하다.
▲ 인천도시철도 2호선 비상시 승객의 탈출을 돕고자 만들어진 비상 통로는 휠체어가 움직일 공간 확보가 적용되지 않아 유사시 장애우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이동이 가능하다.
ⓒ 최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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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시 장애인에겐 지옥철

무인시스템인 도시철도 2호선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승객들은 터널 중심부에 설치된 비상 이동 통로를 통해 외부로 나가거나 열차 앞과 뒤에 설치된 비상문을 통해 선로로 내려와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양 방향 가운데 설치된 비상 통행로는 폭이 좁아 휠체어가 이동할 수 없다. 주변 사람이나 안전 요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도시철도 차량에는 앞과 뒤에 약 200여 명의 승객이 안전하게 제한된 시간에 빠져나갈수 있는 비상구가 설치돼 있으나 이 또한 폭이 60cm로 휠체어나 전동 휠체어 사용은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2호선 차량이 러시아워에는 두 개의 차량을 아래 그림처럼 연결해 한 차량으로 운행한다. 이때 두 개의 차량 연결부위는 사람이 이동을 할 수 없는 구조로 비상구 2개가 폐쇄되는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의 앞과 뒤에 설치된 비상구는 폭이 60cm으로 60.6cm의 폭을 갖고 있는 일반 휠체어가 빠져 나올 구조로 설계되지 않았다.
▲ 인천도시철도 2호선 도시철도 2호선의 앞과 뒤에 설치된 비상구는 폭이 60cm으로 60.6cm의 폭을 갖고 있는 일반 휠체어가 빠져 나올 구조로 설계되지 않았다.
ⓒ 최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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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두칸으로 나눠진 한량의 열차가 러시아워 시간에는 두량이 한량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원안의 비상문이 폐쇄되며 장애인의 경우 유사시에 34m를 이동해야 탈출할 수 있다.
▲ 인천도시철도 2호선 기본 두칸으로 나눠진 한량의 열차가 러시아워 시간에는 두량이 한량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원안의 비상문이 폐쇄되며 장애인의 경우 유사시에 34m를 이동해야 탈출할 수 있다.
ⓒ 인천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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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러시아워에 화재나 기타 사고가 발생해 승객이 탈출해야 할 경우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도움이 없는 한 열차의 끝에서 끝으로, 30m가 넘는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특히, 열차의 방재 시스템은 고압으로 물을 뿜는 시스템으로 해당 열차의 전문가는 "안개 형태로 분사 된다"고 밝혀 사고시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무인 운전 시스템에 대해 결함을 보완해 장애인과 노약자, 그리고 역사의 안전에 대한 구조적 결함 문제를 처음부터 검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이한구 의원은 "지난번 외부 전문가 점검에서도 지적 되지않은 내용이다"라며 "정밀 구조진단을 통한 개선이 우선적으로 절실하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뉴스통신'과 '인천게릴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도시철도 2호선, #주안역, #인천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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