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노래로 엮은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한 장면.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오는 22일까지 연장 공연한다.

김광석의 노래로 엮은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한 장면.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오는 22일까지 연장 공연한다. ⓒ 안소현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아래 <바람>)이 만원사례를 기록하며 연장 공연에 돌입했다. 원래 지난 8일까지였던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으로 2주간 연장한다.

작년 겨울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으로 모든 관심이 정치에 쏠렸다. 이 때문에 대학로엔 한파가 몰아쳤고 공연을 찾는 관객의 발길이 뜸했다. 하지만 뮤지컬 <바람>은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한 명, 두 명씩 공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뮤지컬이 환멸의 정치를 넘어 일상을 보듬는 따뜻한 감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 것이다.

공연을 기획한 LP STORY의 이금구 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공연을 시작하면서 7번의 만원사례를 목표로 했다, 이제 2번째 만원사례"라면서 "다음 주부터 연장 공연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연장 공연 보도자료를 통해 "처음 기획하고 만들던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며 관객들이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김광석은 1980~1990년대를 살아온 젊은이들과 사람들에게 삶의 애환과 사랑, 이야기 등을 노래로 들려주었다"고 밝혔다.

뮤지컬 <바람>은 2012년 11월 30일 대구에서 시작했다. 매해 관객들과 소통하던 공연은 이번 연장 공연으로 2017년 1월 22일까지 이어지게 됐다. 한 관객은 페이스북에 "아이도 즐거워할 정도의 웃음과 낭만과 감성이 있는 음악"이라며 "예전 삐삐 시절과 대학동아리 시절도 추억 돋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꿈…. 이제 새로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저의 두 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을 거로 생각합니다"라고 감상평을 올렸다.

김광석의 진정성 담아, 관객들의 감성 울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의 노래가 총 18곡 나온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의 노래가 총 18곡 나온다. ⓒ 안소현


공연에선 김광석의 주옥같은 명곡 18곡과 창작곡 2곡을 만날 수 있다. 줄거리는 소박하지만 따뜻하다. 밴드 <바람>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는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평범하게 살아간다. 음악을 포기하였으나 이들은 일상 속에서 작은 진실과 행복을 발견하고 20년 만에 콘서트를 갖게 된다.

뮤지컬 <바람> 제작진은 5주년을 기념해 핸드북을 마련했다. '사라지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그리움과 사랑을 남긴다'라는 제목의 작은 책자엔 공연을 준비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연출은 맡은 김명훈 씨는 "문화 블랙리스트가 떠도는 침통하고 어두운 시대에도 그래도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대를 지키는 공연예술인이기에!"라고 밝혔다.

홍종화 음악감독은 "음악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을 다시 듣기 시작했다"면서 "매일 70여 곡의 노래를 듣고 직접 연주를 하면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와 정서를 관객들에게 온전하게 무대에서 구현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멀티맨으로서 공연의 사이다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박정권 배우. 그는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무대에 공연이 오르기까지는 항상 많은 우여곡절이 있지만 나름 즐겁게 작업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공연으로 노래를 접하면서 광석 형님의 깊은 울림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라고 적었다.

이금구 대표는 "우리들의 시간과 김광석의 시간, 그 그리움과 그의 노래가 겹칠 때, 우리들의 모든 잔잔한 일상은 흔들리게 된다"면서 "만약 그가 살아서 따뜻한 향기와 노래로 가득한 소극장 콘서트를 하고 있다면 많은 사람이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남경식 씨와 조연출 안지은 씨는 김광석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저녁에 내리는 비", "낮달". 저녁에 내리는 비 같다는 건 하루의 일상을 마치는 이들에게 바치는 위로로 해석된다. 낮에 뜬 달(낮달)은 존재하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평범한 우리를 지칭하는 건 아닐까. 당신에게 김광석은 어떤 존재인가? "김광석은 OOO이다."라고 정의해보자.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은 김광석과 그 시절 우리를 소환한다. 너와 내가 살아 있는 한, 뮤지컬 <바람>은 김광석의 노래들과 함께 우리 곁에 계속 머무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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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문화, 과학 및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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