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사우샘프턴 FC의 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EFL)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맨유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우승 트로피를 든 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사우샘프턴 FC의 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EFL)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맨유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우승 트로피를 든 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EPA/ 연합뉴스


축구장 해결사의 존재 가치는 역시 우승 트로피와 맞먹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트로피 룸에 또 하나의 빛나는 작품을 가져다놓았다. 펠레 스코어 명승부의 시작과 끝을 그가 새겼으니 수식어는 더 필요 없을 듯하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가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전 1시 30분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2017 EFL(잉글리시 풋볼 리그)컵 사우스햄튼과의 결승전에서 간판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멀티 골 활약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 승리 감격을 누렸다.

사우스햄튼, 오프 사이드 판정 아쉬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나 FA(축구협회)컵에 비해 그 비중이 덜한 축구대회라고 하지만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8만5264명이라는 많은 관중들이 몰려들어왔다. 프리미어리그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48)와 13위 사우스햄튼(승점 30)이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 만났다.

결승전답게 일찍부터 불꽃이 튀었다. 11분만에 사우스햄튼이 결정적인 선취골 기회를 잡은 것이다. 소아레스의 오른쪽 크로스가 낮게 깔려 뻗어가는 순간 제1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오프사이드 판정이었다. 이 때문에 골문 바로 앞 마놀로 가비아디니의 재치있는 득점이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TV 생중계 느린 화면은 부심의 깃발이 성급했음을 보여줘 사우스햄튼 입장에서는 너무나 억울한 장면으로 남았다.

가슴을 쓸어내린 맨유는 간판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자신의 이름을 반짝반짝 빛내는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19분에 귀중한 선취골을 직접 프리킥으로 터뜨린 것이다. 위험 지역에서 사우스햄튼 오리올 로메우의 거친 반칙이 맨유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를 쓰러뜨린 것이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오른발 킥은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사우스햄튼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몸을 날렸지만 소용없는 공이었다.

맨유는 38분에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비교적 편안하게 경기 운영을 펼칠 수 있었다. 왼쪽 측면에서 삼각 패스가 세련된 패턴 플레이로 이루어진 것이 압권이었다. 그리고 마르코스 로호의 패스를 받은 제시 린가드가 사우스햄튼 일본인 수비수 요시다 마야의 다리 사이로 절묘한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굴려넣었다. EFL 우승 트로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펠레 스코어의 시작과 끝,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하지만 사우스햄튼에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못지않은 감각의 골잡이 마놀로 가비아디니가 뛰고 있었다. 안타까운 오프사이드 판정 때문에 선취골을 날려버린 그가 전반전 추가 시간에 오른쪽 측면에서 제임스 워드-프라우스가 낮게 깔아준 공을 받아 방향만 슬쩍 바꿔 만회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지난 1월 이탈리아 SSC 나폴리로부터 데려온 마놀로 가비아디니는 48분에 더 기가막힌 골 감각을 자랑했다. 그가 이탈리아의 떠오르는 희망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킬 수 있는 동점골 순간이었다.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맨유 골문을 등진 마놀로 가비아디니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왼발 180도 돌려차기를 시도해서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제대로 꿰뚫었다. 순발력 뛰어난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그만큼 가비아디니의 터닝슛은 일품이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못지않은 해결사 가비아디니 덕분에 2-2로 균형을 이룬 사우스햄튼은 63분에 역전골 기회까지 잡아냈다.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솟구친 오리올 로메우가 머리로 골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축구장의 신은 그들에게 골대 불운의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다. 맨유 골문 오른쪽 기둥 상단을 때리고 나온 것이다.

그들의 불운이 맨유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87분, 오른쪽 측면에서 안데르 에레라가 올린 공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골문 바로 앞에서 프리 헤더로 시원하게 꽂아넣은 것이다. 이 순간 사우스햄튼 수비수들은 무엇에 홀렸는지 치열하게 몸싸움으로 따라붙었어야 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놓친 것이다. 크로스도 정확했지만 해결사 즐라탄을 방해하는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다. 펠레 스코어 명승부는 이렇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그 시작과 끝을 알렸다.

이로써 주제 무리뉴의 맨유는 잉글리시 풋볼 리그 컵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었다. 이제 맨유는 다음 달 4일 오후 9시 30분 다시 프리미어리그 일정으로 돌아가 AFC 본머스와 올드 트래포드에서 만나야 한다. 그리고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FC 로스토프와의 경기(3월 10일)를 위해 러시아로 날아가야 한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첼시 FC와의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8강 어웨이 경기(3월 14일)까지 이어질테니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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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F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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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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