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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는 12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 잔디밭에서 "시민, 세상을 밝히다"는 제목으로 특강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12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 잔디밭에서 "시민, 세상을 밝히다"는 제목으로 특강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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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44)씨가 대통령선거 이후 처음으로 시민 앞에서 특강했다. 노무현재단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23일)를 앞두고 12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 생태공원 잔디밭에서 '김제동 초청 특강'을 열었다.

이날 특강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재단측은 의자 3000개를 준비했는데 모자랐다. 서 있는 사람도 많았다. 광주와 화순에서도 왔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다.

김제동씨는 대선 이야기부터 했다. 먼저 "애 많이 쓰셨다. 축하드린다"면서 "이제 문재인 시대가 아니다. 이제 진짜 여러분의 시대다"며 "여러분이 선거를 1년 앞당겼고, 국민 여러분의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부통령처럼 문재인을 당선시켰고, 국민이 상왕이다"라며 "사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대놓고 누구를 지지하지 못하고, 마음 놓고 기뻐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9년간은 시민에게 불행이었다. 그러나 코미디 같은 정치를 보면서 웃었다. 이제 풍자 대상이 남아 있을지 불안하다"고 했다.

그는 "9년 동안 코미디 소재는 대풍이었다. 보온병을 보고 폭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삶은 고달파도 웃겼다"며 "최순실이 특검에 불려 가면서 민주주의를 외쳤다.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말 끝을 얼버무리더라. 그러나 당당한 사람은 '염병하네' 말했다. 어떤 연설보다 그것이 최고의 연설이었고, 그런 게 시민의 힘이다"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민정수석을 비판해야 하나. 그런데 '조국'을 비판할 수 없다. 애정 어린 이름이 조국인데, 내 조국이 싫다고 말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년간 국민들을 많이 웃겨주는 정치인 때문에 지긋지긋 하기도 했지만, 그립다"며 "어떻게 그것보다 더 웃길 수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12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 잔디밭에서 "시민, 세상을 밝히다"는 제목으로 특강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12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 잔디밭에서 "시민, 세상을 밝히다"는 제목으로 특강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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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종북 프레임은 우리 후손 세대에는 없어야 한다. 김정은이 제일 많이 겁을 낼 사람은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여러분이다. 여러분이 자기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을 보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방비 빼돌리고, 물 새는 전투화 공급하는 사람들이 진짜 종북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지난 대선 후보 토론을 언급했다. 그는 "텔레비전 토론을 보면 봉숭아학당 같았다. 봉숭아학당에 '맹구'가 있었다. 그 토론에 맹구 같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며 "말도 안 시켰다. 이번에 미국 가셨다(홍준표)"고 말했다.

김제동씨는 "바꾼 지 3일 됐다. 이제는 경찰을 보면 귀엽고 좋다"고 했다. 입고 있던 겉옷을 벗으며 "제가 벗겠습니다"고 하자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44년간 제 옷은 제가 벗어 왔다. 따라 하는 게 아니다"며 "우리가 얼마나 비정상의 사회를 살았는지 알 수 있다. 대통령도 공무원이다.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이제 좀 사람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때 일본인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그때 한 일본인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저한테 '너네 나라 어떻게 하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너희들은 어쩔거냐'고 했다. 우리는 대통령이 잘못하면 국민이 끌어내리는데, 너희 나라는 그렇게 하지도 못하지 않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김제동씨는 "우리가 밥 먹고 살게 된 것에 대해 박정희에게만 공을 돌리느냐. 혼자 공이 가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탄광에 가고 먼지 마시며 일했던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들에게 공이 돌아가야 정상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생각해 보면 크게 피해를 받은 게 없었다"며 "소재를 많이 제공해 주었다. 그렇게 보면 이명박한테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씨는 4대강에 자전거를 타보니 좋다고 했다. 그것을 보면서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나타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길거리 가다가 2만 2000원을 소매치기 당해도 가슴 아픈데, 국민들은 22조를 퍽치기 당한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인한테 물어봐야 한다. 22조가 어떻데 되었는지, 로봇물고기는 어떻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다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적폐 청산을 해야 통합이 된다.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의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다. 누가 미워서가 아니다. 박근혜씨는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을 하면 안 되기에 파면된 것이다.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인적 청산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라 했다.

그는 "20대 청년들이 현실 정치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학교 2학년부터는 교육감 선거권을 주어야 하고, 그래야 자기가 사는 공동체를 결정해 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며, 고등학교 1학년부터 선거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에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1위는 어른들과 같은데 2위는 심상정 후보였다. 아이들도 믿어주고, 투표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국회에서 관련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12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 잔디밭에서 "시민, 세상을 밝히다"는 제목으로 특강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12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 잔디밭에서 "시민, 세상을 밝히다"는 제목으로 특강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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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제동, #봉하마을,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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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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