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9, 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 포르투갈)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축구황제'들이다.

한 해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Ballon d'Or·황금공)를 지난 10년간 두 선수(메시 5회, 호날두 4회)가 독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매 시즌 유럽무대에서 천부적인 골 감각과 화려한 플레이로 세계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황제들이 쉽게 넘지 못하는 '벽'이 있다. 그 벽은 바로 칠레 축구다.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은 29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칠레와의 4강 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120분 혈투 끝에 패(0-0, PK 0-3)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6~2017시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이끌고 더블 우승(챔피언스리그, 라리가)을 달성하며 올해 최고의 행보를 달리고 있는 호날두는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트레블 우승에 도전했지만 끝내 칠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씁쓸히 3,4위전을 준비하게 됐다.

호날두 뿐 아니라 메시도 칠레의 벽을 넘지 못한 한이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나란히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올랐지만 2년 연속 칠레에게 무너지는 아픔을 맛봤다. 특히 당시 두 번의 결승에서 풀타임 출전했던 메시는 무득점에 승부차기 실축까지 기록한 아픔이 있다.

메시, 호날두의 고개를 떨구게 만든 칠레 축구는 분명 주목할 만 하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변방으로 밀리는 듯한 인상을 보였던 칠레는 2010년 들어 실력파 선수들의 발굴을 통해 우루과이, 콜롬비아와 함께 남미 축구의 신흥강자로 거듭났다.

아르투로 비달(바이에른 뮌헨),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날), 에두아르도 바르가스(호펜하임)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의 파괴력은 단연 으뜸이고, 거미손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맨체스터 시티)를 중심으로 한 포백 수비는 '철벽'을 자랑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컨페드컵 결승에 진출하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칠레지만 정작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의 부진은 '옥의 티'다. 현재 칠레는 브라질, 콜롬비아, 우루과이에 밀려 4위에 랭크돼 있다. 월드컵 남미예선은 4위까지 자동으로 본선에 직행하지만 5위 아르헨티나, 6위 에콰도르와 승점차가 1~3점차에 불과해 아직 칠레로선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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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축구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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