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팀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아닌 다른 팀이다. 후반기에 들어와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줬던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두 팀이 리그 순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리그 5위였다. 압도적인 승차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던 KIA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2015년에 우승했던 것처럼 포스트 시즌을 거쳐 한국 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를 사수하는 것이 현실적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가 시작되고 나서 3위였던 SK 와이번스가 순식간에 추락하기 시작했고, SK의 순위는 한 주만에 3위에서 6위까지 수직하락했다. SK가 추락하는 동안 두산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3위에 오르며 7월을 마무리했다.

3위로 8월을 시작한 두산은 2위 NC 다이노스마저 제치고 2위가 된 것도 모자라서 8월 27일에는 선두 KIA를 1경기 반 차이까지 따라 붙었다. 더 놀라운 것은 8월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7위였던 롯데였다. 롯데는 SK를 제친 뒤, 한동안 같은 날 이기고 지던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까지 제치고 4위에 올랐다.

턱밑까지 추격 당했던 KIA, 2연전 스윕으로 위기 모면

KIA와 두산은 8월 31일부터 광주 북구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운명의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만일 승차 1경기 반 상황에서 2연전 결과에 따라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바로 전에 상대하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경기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

KIA의 입장에서는 추격해오는 두산의 시리즈 결과에 관계 없이 일단 2경기를 모두 이긴 상태에서 두산을 만나는 것이 최선이었다. 선발진 원투 펀치 중 한 명인 헥터 노에시까지 투입했던 삼성과의 2연전에서 KIA는 첫 경기에서 불펜의 희생이 크긴 했으나 2경기 모두 승리를 가져갔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삼성과의 대결이었기 때문에, 두산과의 일전을 앞두고 반드시 잡아야 했던 시리즈였다. KIA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삼성과의 경기에서 2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자력으로 1위를 유지했다.

사실 KIA는 후반기에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해 오던 베테랑 투수 임창용이 최근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되는 등 팀 짜임새에 위기가 있었다. 그 위기는 삼성과의 첫 경기에서 불펜의 대량 실점으로 드러났다. 선발투수 헥터가 6이닝 1자책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홍건희가 4실점, 김윤동이 3실점하는 등 하마터면 승리를 놓칠 뻔했다.

그러나 KIA는 2번째 경기에서 투수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심동섭은 정인욱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85구)으로 역투한 결과 올 시즌 첫 선발승을 거뒀다. 이후 등판한 구원투수들은 박진태와 임기준이 무실점을 기록했고, 김윤동이 1실점하긴 했으나 팀 승리를 지키는 데에 큰 지장은 없었다.

가장 큰 상승세 보였던 두산과 롯데, 1승 1패로 "장군 멍군"

KIA가 2연전 스윕으로 1위를 자력으로 지킨 가운데, KIA를 턱밑까지 추격했던 두산과 4위 롯데의 맞대결은 이번 2연전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잠실에서 벌어졌던 경기지만 수도권에 거주하는 열혈 롯데 팬들이 3루 외야석에 앉아 두산의 좌익수 김재환에게 비난을 퍼붓는 등 두 팀 팬 사이의 신경전도 대단했다.

첫 경기에서 일부 관중들이 특정 선수들에 대한 비난으로 인해 선수들이 흥분하여 잠시 경기가 중단될 정도로 두 팀은 상당히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첫 번째 경기는 두산이 가져갔고, 그 다음 날 3루 외야석에는 일부 두산 팬들이 김재환의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앉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리그 최고의 상승세를 보였던 두 팀의 대결이었던 만큼 2연전 시리즈는 한 팀에게 일방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두 번째 경기에서 롯데는 이대호와 강민호 두 베테랑 선수의 홈런에 힘입어 두 번째 경기를 승리,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 동률로 맞췄다.

이로 인하여 두산은 1위 KIA와의 승차가 다시 2경기 반으로 벌어졌고, 승률도 6할 밑으로 내려갔다(70승 3무 47패 승률 0.598). 이로 인하여 두산은 KIA와의 2연전을 모두 이긴다고 해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게 됐다(두산 2승의 경우 승차 반 경기).

최근 리그 상위권 팀들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는 두 팀이 두산과 롯데다. 두산은 선두 KIA를 압박했고, 롯데는 선두 자리를 차지하려던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8월 31일부터는 1위 KIA와 2위 두산이 맞대결을 펼치며(광주), 3위 NC와 4위 롯데가 역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부산).

아직 남아 있는 순위 변동 요소들, 안심할 수 없는 상위권

KIA와 두산의 맞대결은 그 결과에 따라 서로의 승차가 반 경기까지 좁혀질 수도 있으며 4경기 반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이와는 조금 다르게 NC와 롯데는 아직 4경기의 승차를 보이고 있다. 이번 2연전으로 NC와 롯데의 순위가 바로 바뀔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부산에서 열릴 2경기에서 롯데가 최근 상승세가 살짝 떨어진 NC를 상대로 2경기를 모두 잡을 경우 서로의 승차는 2경기까지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잔여 경기 일정들을 감안했을 때 3위와 4위의 자리도 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9구단 체제까지는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이 4위까지였기 때문에, 당시 3위와 4위의 차이는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 이외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10구단 체제가 되고 포스트 시즌에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생기게 되면서 3위가 갖게 되는 이점이 커졌다.

3위 팀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준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간다. 그러나 4위는 5위 팀과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감이 생긴다. 4위 팀에게 1승을 얹어주고 시작하며, 모두 4위 팀 경기장에서 열리는 2전 2선승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빨리 끝내더라도 1경기 이상의 전력 소모가 생긴다.

이 때문에 4위 팀은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에이스와 2선발이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에이스를 투입할 수 없는 핸디캡을 안게 된다. 때문에 광주에서 열릴 KIA와 두산의 대결 이외에도 부산에서 열리게 될 NC와 롯데의 대결에도 큰 관심이 쏠리게 됐다.

롯데와 1경기 반 차이를 보이고 있는 5위권 싸움도 여전히 치열하다.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넥센이 조금 앞서있을 뿐, 2경기 차의 6위 LG 트윈스와 2경기 반 차의 7위 SK도 아직 경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 상승세를 보인 8위 한화 이글스의 경우 이미 7위와도 9경기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뒤늦은 상승세가 안타까울 뿐이다. 더 크게 벌어진 9위 삼성과 10위 kt 위즈는 사실상 포스트 시즌 탈락까지 트래직 넘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시즌 막판까지 무려 7개 팀이 5장의 가을 야구 티켓을 놓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예년과 달리 상위권 팀들의 포스트 시즌 대진표도 생각보다 늦게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31일부터 열리게 될 광주와 부산의 2연전은 남은 시즌 상위권 경쟁의 치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리그순위경쟁 두산베어스 롯데자이언츠 상위권순위경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