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시디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데이비드 캐시디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1970년대 미국 최고의 아이돌 스타였던 데이비드 캐시디가 6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캐시디의 유족은 성명을 통해 "캐시디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리게 되어 슬프다"라며 "사랑하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에 마침내 고통에서 해방되어 평온하게 숨을 거뒀다"라고 발표했다.

토니상을 수상한 유명 영화배우 잭 캐시디와 가수 셜리 존슨 사이에서 태어난 캐시디는 부모의 재능을 물려받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곧바로 여러 방송사의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연예인의 꿈을 키웠다.

캐시디는 1970~1974년 미국 지상파 ABC방송이 록밴드 가족의 일상을 뮤지컬 형식으로 그린 인기 시트콤 '패트리지 패밀리'에 출연하며 잘생긴 외모와 빼어난 노래 실력으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록밴드 가족의 맏아들 키스 패트리지를 연기한 캐시디는 프로그램 주제곡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I Think I Love You)를 불렀고, 이 노래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가수로도 활동했다.

캐시디의 인기는 엄청났다. 당시 그의 팬클럽 규모는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스를 능가할 정도였고, 1974년 영국 런던 공연에서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관객이 몰리면서 1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미국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스'는 "70년대 미국 연예계는 캐시디의 시대였을 정도로 소녀팬들의 마음을 토네이도처럼 휩쓸었다"라며 "수백만 장의 앨범 판매와 쉴 틈 없는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잡지, 도시락, 풍선껌에도 그의 얼굴이 등장했다"라고 캐시디의 인기를 설명했다.

이어 "예쁘장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주는 외모와 달콤한 목소리의 노래는 사춘기 소녀의 판타지를 완벽하게 만족시켰다"라며 "노래와 춤, 그리고 인성까지 철저하게 훈련된 스타였다"라고 평가했다.

사춘기 소녀들 웃고 울린 '오빠' 데이비드 캐시디

 데이비드 캐시디의 사망을 애도하는 마리 매트린 소셜미디어 갈무리.

데이비드 캐시디의 사망을 애도하는 마리 매트린 소셜미디어 갈무리. ⓒ 트위터


그러나 '패트리지 패밀리'가 끝나자 캐시디의 화려한 전성기도 저물었다. 주로 영화와 뮤지컬에서 활동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수차례 결혼 실패와 알코올 중독 등으로 우울한 말년을 보냈다.

그는 2015년 법원에 파산 신고를 하고 최근에는 자신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고백하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캐시디는 지난주부터 장기부전으로 위독한 상태가 됐고,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캐시디의 사망 소식에 연예계도 애도했다. 여배우 마리 매트린은 "캐시디는 너무 멋졌고, 너무 일찍 떠났다"라며 "나를 비롯한 수많은 팬들에게 캐시디는 영원한 젊음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기 진행자 래리 킹도 "캐시디는 그의 아버지처럼 훌륭한 재능이었고, 복잡한 삶을 살았다"라며 "그의 가족에게 애도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시디 패트리지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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